현대차증권이 일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업력을 넓히는 추이다. /현대차증권 제공 |
하반기 최대어 '카카오뱅크' 인수단에도 이름 올려
[더팩트|윤정원 기자] 현대차증권이 일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현대차그룹 계열사 딜을 중점적으로 실적을 쌓아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눈총을 받던 것과는 자못 다른 행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다음 달 5일 코스피에 입성하는 카카오뱅크 인수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현대차증권은 공모물량 6545만 주 가운데 2%인 130만9000주를 소화할 예정이다. 비중은 적지만 하반기 최대어로 일컬어지는 카카오뱅크인 만큼 규모는 적잖다. 카카오뱅크의 희망 공모가는 3만3000~3만9000원으로, 인수금액은 432억~511억 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1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마친 뒤 26일부터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는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일진하이솔루스 인수단으로도 참여한 상태다. 현대차증권은 일진하이솔루스가 이번 IPO에서 공모하는 1089만3990주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08만9399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격은 3만300~3만7300원으로, 인수금액은 약 330억~406억 원 수준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내달 3~4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11~12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1999년 설립된 한국복합재료연구소가 모태로, 지난 2011년 일진그룹에 인수된 업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기술로 수소 연료탱크를 제조하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지난해 매출 1135억 원, 영업이익 150억 원을 기록했다. 당사는 2017년부터 현대자동차의 수소차인 '넥쏘'에 수소 연료탱크를 독점 공급 중이나, 현대차증권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딜에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2월 코스닥에 상장한 나노 소재 전문 기업 레몬 인수단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12년 설립된 레몬은 나노기술을 이용한 고성능 전자파 차폐(EMI) 부품 및 방열시트와 극세 기공을 가진 나노 멤브레인 소재 제조가 주력 사업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다양한 스마트폰과 노스페이스에 독점으로 소재를 공급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과거 현대차증권의 굵직할 딜에는 현대차그룹이라는 후광이 자리한 게 없지 않다. 지난 2019년 3월 코스피에 발을 들인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다. 당시 현대차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하며 IPO 성과를 쌓았다. 인수실적은 약 573억 원 수준이다. 2015년 7월 코스피에 상장한 이노션(476억 원)과 2013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들어선 현대로템(871억 원)도 각각 현대차그룹의 광고, 철도‧방산 부문 계열사다.
하지만 현대차증권의 최근 행보는 그룹에 국한하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차증권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는 추이다. 지난해 5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에이치엠씨아이비4‧5호에 대한 상장 예비심사를 거쳐 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은 오는 7월, 12월 에이치엠씨아이비4‧5호와 합병 상장할 기업을 탐색 중에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수년에 걸쳐 쌓은 신뢰 바탕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향후 IPO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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