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공모희망가 40만~49만8000원…5만 원 인하[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하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당초 공모가대비 5만 원가량 가격을 내린 공모가로 정정해 IPO에 나선다. 앞서 공모가가 다소 높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이번 공모가 인하가 IPO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린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1일 정정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공모가 등을 변경해 IPO 일정을 재추진함에 따라 상장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기존 45만8000~55만7000원의 공모가를 제출했지만 새로 정정한 공모희망가는 40만~49만8000원으로 5만 원가량 낮아졌다.
공모자금 규모는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5조6000억 원에서 4조3098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낮춘 공모가로 산정하면 코스피 상장 후 크래프톤의 예상 시가총액은 19조~24조 원이다. 처음 예상 몸값(최대 28조8337억 원) 대비 4조5000억 원가량 내렸다.
크래프톤은 고심 끝에 상장 후 주가 안정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해 정정 공시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시장의 이해를 돕고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해 기재 정정 후 공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선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다소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크래프톤이 비교기업에 글로벌 문화콘텐츠 기업인 디즈니를 넣은 것과 더불어 크래프톤의 종속회사인 펍지스튜디오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에 매출이 편중된 점에 따라 기업가치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시각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에서도 공모가 책정에 대한 근거 등을 다시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의 제동과 증권신고서 정정에도 크래프톤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에서 크래프톤은 57만 원에 거래됐다. 주당 가격에 의해 산출된 기업가치는 24조6662억 원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4일 75만 원에 거래 됐을 때보다 주가가 빠졌지만 여전히 낮춘 공모가보다도 7만 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비상장 시장에서 인기종목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크래프톤은 카카오뱅크와 나란히 '관심종목 추가 및 인기 조회 순위' 1, 2위를 기록하며 하반기 IPO 주요 기대주임을 나타냈다. 주식 통합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5월 한 달 동안 인기를 끈 비상장 주식 키워드 2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선 공모가가 낮아짐으로써 향후 성장에 따른 수익률이 당초 예상 대비 높아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업계에서 제시된 목표주가는 공모가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크래프톤의 적정주가를 72만 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를 낮추기 전 기준으로도 향후 29%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중국과 미국에서 히트를 기록한 지식재산권(IP)이다. 이에 업계의 판도를 바꾼 게임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가장 성공한 IP 경쟁력이 원게임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으며, 배틀그라운드 IP의 성장여력, '뉴스테이트' 성과에 따른 업사이드, '더칼리스토 프로토콜'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 제시한 '원게임(단일 히트작)' 우려에 관해서는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회사들처럼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한 여타 게임회사들은 하나의 히트작으로도 상당히 롱런하며 수익성을 내다 다른 히트작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도 많았다"며 "크래프톤의 가장 큰 강점은 히트작과 더불어 좋은 게임 스튜디오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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