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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된 한투증권 사옥…증권가 이사 바람에도 꿈쩍 않는 이유?
입력: 2021.06.30 00:00 / 수정: 2021.06.30 00:00
한국투자증권 본사의 건축 설계는 제법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인즉슨 건물이 본래 호텔용도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건물 완공 후 호텔 영업이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993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이던 한국투자신탁이 건물에 입주하면서 건물의 운명은 증권사로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더팩트 DB
한국투자증권 본사의 건축 설계는 제법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인즉슨 건물이 본래 호텔용도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건물 완공 후 호텔 영업이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1993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이던 한국투자신탁이 건물에 입주하면서 건물의 운명은 증권사로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더팩트 DB

지난해 한투증권 임대수익 23억 원…대신증권(218억 원) 10분의 1 수준

[더팩트|윤정원 기자·박경현 기자] 여의도 증권가에 사옥 이전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굳건한 자리 지키기가 조명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좁은 본사 면적으로 인해 타 건물에 세간살이를 하면서도 이사나 건물 개보수 등은 고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뚜렷한 임대수익조차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제자리를 고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새 건물을 매입해 사옥을 옮기는가 하면 임대계약 만료에 의해 새로운 계약을 맺기도 하는 추이다. 증권사들은 크게 건물 지분투자에 참여해 수천억 원대 평가차익을 남기기도 하고, 일부 증권사는 임대계약이라는 전략을 택해 건물 매입에 들어갈 자금을 IB 부문에서 운용하기도 한다. 작게는 그간 분산 근무하던 인력을 통합관리해 경영 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완공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타워(前 중앙우체국)로 올해 3월 사옥을 이전했다. 10여 년간 몸담았던 건물과의 임대차 기간이 마무리됨에 따라 KTB투자증권과 KTB자산운용, KTB프라이빗에쿼티(PE·Private Equity) 등의 임직원 600여 명이 포스트타워로 본사를 옮겼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여의도 초대형 복합단지인 파크원 타워2(2020년 8월 준공)로 이사했다. 앞서 9700억 원가량에 파크원 타워2를 인수했던 NH투자증권은 해당 건물의 지상 1~20층을 사용 중이다. 일전 NH투자증권 IT본부와 연금영업본부 임직원들은 농협재단에, 주택기금운용본부와 PE본부 임직원들은 KTB빌딩에 나뉘어 근무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여의도 오피스 부동산 시세 상승에 따라 건물 인수계약 당시 대비 4000억 원 넘는 차익을 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5년의 계약 임대기간을 정하고 지난 4월 포스트타워(지상 20~26층)로 둥지를 이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앞서 여의도 영등포구 KT빌딩 6개 층을 임대로 사용해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오는 12월 본사 이전에 본격 돌입한다. 새로운 거처는 KTB투자증권 등이 본사로 사용해오던 KTB빌딩(前 하나증권빌딩)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여의도 유스홀딩스빌딩을 임차해 사용 중으로, 사옥 이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여의도 초대형 복합단지인 파크원 타워2(왼쪽)에 입주를 마쳤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완공된 포스트타워로 올해 3월 이전했다. /각 사 제공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여의도 초대형 복합단지인 파크원 타워2(왼쪽)에 입주를 마쳤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완공된 포스트타워로 올해 3월 이전했다. /각 사 제공

증권사들의 이같은 움직임과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사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본사옥을 지키는 데는 단연 입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사옥은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2번 출구와 거리가 100m도 채 되지 않는다. 올해 1월 1일 기준 ㎡당 공시지가만 해도 2385만 원 수준이다. 사옥 이전에 따른 기회비용이 클 것이라는 해석도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건물 관리비가 임대료 수익을 넘어선다는 이야기까지 불거지는 형국이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건물의 임대수익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5년 47억 원 △2016년 46억 원 △2017년 44억 원 △2018년 41억 원 △2019년 35억 원 △2020년 23억 원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5년 새 임대수익은 반토막이 났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건물에 입점한 곳은 IBK기업은행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임대수익은 자기 건물을 소유 중인 타 증권사의 임대료 수익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규모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임대수익은 업계 임대 이익 1위인 대신증권(218억 원)과 견주면 10분의 1 수준이다. 여타 금융투자업계의 수익과 비교해도 한국투자증권의 이익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기준 임대 수익은 △신한금융투자 100억 원 △교보증권 98억 원 △KB증권 97억 원 △유안타증권 57억 원 △키움증권 38억 원 △NH투자증권 37억 원 △하나금융투자 35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굳이 임직원 응집을 위해 이사나 사옥 개보수를 고려할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의 임직원은 여의도 신한금융투자타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 분산돼 업무를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옥 증축이나 이사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 재택근무도 보편화한 시대에서 임직원이 모여 있어야 효율이 생긴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마인드"라고 답변했다.

garden@tf.co.kr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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