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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종투사 왜 서둘렀나…주주들 "지분가치 희석 아쉬워"
입력: 2021.06.23 00:00 / 수정: 2021.06.23 00:00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1일 다수 증권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44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방식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결정했다. /더팩트 DB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1일 다수 증권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44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방식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결정했다. /더팩트 DB

RCPS 발행에 자기자본 3조1700억 원까지 증가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키움증권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발행을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의 도약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낮은 상황에서 지분가치 희석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이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다수 증권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약 44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 RCPS 발행에 나선다. RCPS는 일종의 유상증자로, 일정 기간 후 투자자가 원리금을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우선주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최대주주인 다우기술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 KB증권,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참여한다. 또한 우리금융캐피탈,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 금융기관도 투자자에 포함됐다.

키움증권의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7288억 원이다. RCPS 발행이 진행되고 나면 자기자본은 3조170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종투사 자격 기준인 자기자본 3조 원을 충족함으로써 종투사 도약이 확실시 된다.

키움증권이 종투사 반열에 올라서면 기업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에 나설 수 있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신용공여 한도의 경우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지분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CPS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하고 있어 권리행사가 이루어질 시 주식 수가 늘어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주가가 15만 원을 넘을 경우에는 발행한 RCPS가 주식으로 전환 돼 대량 매도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RCPS 발행가는 기준 주가 대비 25% 할증된 15만417원이다. RCPS 투자자들은 키움증권 주가가 15만417원이 넘었을 때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함으로써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주주들은 이런 부분에서 장기적으로 지분가치 희석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저밸류 상황에서 RCPS가 발행되면서 지분가치 희석이 아쉽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 키움증권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20, PBR(주당 순자산가치)은 0.99다. 통상 PER이 10배 이하, PBR이 1배 이하면 가치가 저평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 키움증권 투자자는 "PER이 4배가 안되는 시점에서 지분가치 희석이 우려되기에 유상증자가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RCPS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을 예상하면서도 향후 불확실성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팩트 DB
업계에서는 RCPS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을 예상하면서도 향후 불확실성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팩트 DB

일각에서는 회사가 유상증자를 다소 서두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 시점에서 굳이 증자를 단행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종투사 진입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실적을 볼 때 키움증권의 순이익으로 올해 4분기 쯤에는 무난하게 별도 기준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움의 1분기 말 자기자본(2조7288억 원)은 이미 3조 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이 유상증자를 서두른 배경에는 국내주식 신용융자가 한도에 닿았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다. 신용융자는 자기자본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한데, 현재까지 신용융자에 제약이 없었던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급증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등에 융자 한도를 맞이한 것이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에 융자를 내주고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리기에 자본이 클 수록 수익도 키울 수 있다.

키움증권으로서는 당장 투자자들에게 자금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증자를 서둘렀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16.5%이던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한자릿 수 대인 9.6%까지 후퇴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유상증자 이후 자기자본을 확충하면 신용융자를 늘려 점유율을 다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이번 유상증자를 주주들에게 미리 고지해 순차적으로 준비해 왔으며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이미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RCPS 발행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고 IB 확장 등 수익 다각화를 꾀해왔기에 급하게 진행한 것은 아니다"며 "주주들에게도 미리 고지했고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RCPS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을 예상하면서도 향후 불확실성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종투사 도약 이후 기업가치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달 자금을 신용융자에 활용하면 EPS(주당순이익) 희석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종투사 요건을 조기 달성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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