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교통사고를 예측하는 모바일 앱 '소프트 V2X(Vehicle to Everything)'를 일반에 공개했다. /최승현 인턴기자 |
LG전자 개발 '소프트 V2X', 내년 사업 시행 예정
[더팩트ㅣ최승현 인턴기자] '모바일 앱으로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LG전자가 교통사고 가능성을 낮춰주는 모바일 앱 '소프트 V2X(Vehicle to Everything)'를 일반에 공개했다. 지난 10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된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를 통해서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11일 상용화 개발이 본격 이뤄지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해당 솔루션을 미리 체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직접 살펴본 '소프트 V2X'의 사용법은 간단했다. 모바일 앱을 실행하고 별도 조작이 필요하지 않았다. 먼저 스마트폰 화면에 내비게이션처럼 지도가 나왔다. 화면에는 사용자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지도에서 나타났고, 주변 보행자의 위치와 차량 등에 대한 정보가 표시됐다.
사용자의 위치가 이동해 전방에 있는 차량과 가까워지면 '충돌위험' 알림이 떴다. 이때 앱의 화면은 빨간불로 바뀌며 경고메시지를 띄웠다. 예를 들어 '전방 오른쪽 보행자 충돌위험', '전방 왼쪽 차량 충돌위험'과 같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화면은 깜빡거리며 현재 주변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표시했다. 교차로에 차량이 얼마나 있는지, 보도에서 보행자가 어느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어린이가 탑승한 스쿨버스 차량은 어디 있는지 등이 그래픽으로 표현돼 사용자는 추후 발생하는 충돌위험을 손쉽게 알 수 있었다.
'소프트 V2X'는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원리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기술이다. 교통사고 예측 기술에 경고메시지를 모바일 앱 사용자에게 보내는 솔루션을 더해 교통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화면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 진동 등으로도 경고 알림이 간다. 내년 사업 시행 예정인 이 기술은 모바일 앱만 설치하면 주변 상황에 대한 위험도를 줄여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0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소프트 V2X'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최승현 인턴기자 |
이날 취재진의 궁금증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도 방지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기술이 고도화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앱은 차량 가속, 끼어들기 등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교통사고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단순히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미래까지 총체적으로 분석해 사고를 방지하는 선제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미리 감지하고 스스로 감속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소요되는 물리적인 시간보다 교통사고를 예측하는 네트워크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차량이 이동하는 물리적인 속도보다 앱이 교통사고를 예측하고 판단하는 네트워크 속도가 훨씬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예를 들어 주변에서 차량이 가속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그 차량이 사용자에게 오기까지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이 존재한다. 이 앱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차량의 시간, 속도, 위치 등을 미리 분석하고 알림을 보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기술은 자율주행차에서만 적용돼왔지만, 이 앱은 보행자, 일반 차량, 자전거, 킥보드 등 모든 교통수단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또 카메라, 센서, 안테나 등으로 주변 장애물을 인지하는 자율주행차는 최대 1㎞ 반경까지만 분석할 수 있지만, 이 앱은 전국 단위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으로 주변을 감지한다. 따라서 거리의 제약 없이 모든 위험요소를 분석할 수 있고, 인프라 설치 비용도 따로 들지 않는다.
LG전자는 스마트폰에 모바일 앱을 설치하지 않은 보행자나 차량과의 충돌위험을 감지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CCTV도 도입할 예정이다. /최승현 인턴기자 |
물론 한계점도 있다. '소프트 V2X'는 스마트폰과 앱을 기반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주변 보행자, 차량 이용자 등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그 이용자의 위치가 나타나지 않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소프트 V2X'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며 "우선은 사용자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스마트 CCTV를 설치해 한계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길거리에 부착된 스마트 CCTV는 앱을 설치하지 않은 보행자와 차량의 위치도 분석할 수 있다. 스마트 CCTV가 보행자, 차량 등의 위치, 이동 방향, 속도 등을 계산하고 해당 정보를 앱으로 전송하면 사용자가 알림을 받는 방식이다.
LG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소프트 V2X'는 사실상 '맛보기' 수준이다. 회사는 상용화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소프트 V2X' 사업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소프트 V2X'는 사업 시행 전 단계로, 오는 7~8월 세종시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후 정부와의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h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