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금융&증권 >증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원매자 '줄줄이' 등장?…KDB인베스트먼트, 대우건설 '몸값 높이기' 의혹도
입력: 2021.06.03 00:00 / 수정: 2021.06.03 00:00
2일 오후 2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DB산업은행 본점 후문 앞에서 대우건설 졸속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노조는 인센티브에 눈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각성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현 인턴기자
2일 오후 2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DB산업은행 본점 후문 앞에서 '대우건설 졸속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노조는 "인센티브에 눈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각성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현 인턴기자

대우건설 노조 "대우건설 졸속매각 결사반대" 의사 피력

[더팩트ㅣ윤정원 기자·최승현 인턴기자] '주인 없는 회사'로 일컬어지는 대우건설 매각이 속도를 내는 추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노동조합과 협상 없이 매각을 강행하면서 잡음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몸값 높이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불거진다.

◆ DS네트웍스·중흥그룹 등 인수 의지…ADIA·중국공정총공사는 '글쎄'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보유하는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대우건설 M&A(인수·합병)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주관사로 산업은행 M&A컨설팅실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선정했다. 회계자문사는 EY한영이 맡는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인수 후보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 의지가 강한 곳은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그룹으로 알려졌다.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인 DS네트웍스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 투자회사 IPM 등이 힘을 합친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넌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법적 구속력 없는 제안)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흥그룹도 대우건설 인수에 공을 들이는 중으로 파악된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흥그룹은 LOI를 제출하며 대우건설 인수 물꼬를 텄다. 중흥그룹 측에서는 LOI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건설업 기반 기업집단인 중흥그룹의 인수 의지가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중흥그룹 관계자는 "LOI 제출과 관련해서는 답해줄 수 없다. 다만 심층적이고 다각도로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 지분을 양도해 관리하도록 했다. /최승현 인턴기자
앞서 산업은행은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 지분을 양도해 관리하도록 했다. /최승현 인턴기자

이밖에 현재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되는 곳은 글로벌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중국 건설사인 중국공정총공사 등이다. ADIA는 지난 2009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할 당시, 중국공정총공사는 2017년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매각할 때에도 인수전에 발을 들인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중도하차했고 이번에도 인수전을 완주한다는 보장이 없다.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도 대우건설 M&A 인수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들렸으나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ADIA와 중국공정총공사, 한앤컴퍼니 등이 언론에 자꾸 회자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의 몸값 불리기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불거진다. 단순 사전 검토 수준일 수 있음에도 대대적으로 대우건설의 홍보 효과를 노린다는 평가다. 현재 KDB인베스트먼트 측에서는 대우건설 인수 후보에 관해서는 입을 닫고 있기도 하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나온 내용, 원매자 리스트 등은 거의 다 맞다고 보시면 된다. 다만 현 상황에서 정확하게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라고 답변했다. 관계자는 "아직 인수 시작 초기 단계여서 현재 나오는 예측들은 섣부른 전망에 불과하다"면서 "앞서 호반건설 인수도 무산된 바 있고, 입수 협상 과정에서 회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로 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대우건설 노조 "지속경영 가능한 매각절차 진행해야"

현재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은 지속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곳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 지분을 양도해 관리함으로써 대우건설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창해왔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에서는 "산업은행의 경영관리 하에 지낸 지난 10년은 임직원들에게 있어서 무수한 경영간섭과 회사의 발전과는 무관한 각종 제약들로 인해 허탈함과 무기력함을 인내한 '영겁'과 같았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DB산업은행 본점 후문 앞에서 '대우건설 졸속매각 반대 기자회견'까지 열고 나섰다. 심상철 대우건설지부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은 성공적 매각을 위해 매각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고 대우건설 임직원들과 선(先) 대화를 통해 대우건설의 지속경영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진정한 기업경영 의지가 있는 인수자가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대우건설 매각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우건설의 새 주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대우건설 매각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우건설의 새 주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대우건설 노조는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인수 참여를 반대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사모펀드가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기술력이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서 소모될 확률이 높은 탓이다.

대우건설 측이 사모펀드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 매각에 실패한 경험과도 맞물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했으나, 2009년 재정난을 겪어 산업은행에 재매각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에 사용했던 6조6000억 원 중 4조 원 이상이 사모펀드 등 이른바 재무적투자자(FI)들을 동원해 해결한 비용이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정위기는 가중됐다.

외국계 기업의 인수도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외국계 기업 인수 기피는 지난 2018년에도 불거졌다. 당시 대우건설 매각사였던 산업은행은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중국계 투자회사인 엘리언홀딩스 등 외국자본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동종업계인 호반건설이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호반건설이 해외 추가 부실 우려로 발을 빼면서 대우건설 주인 찾기는 당시에도 불발됐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동종업계도 보유하고 있는 중흥그룹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 또한 결론짓기 어렵다. 중흥토건, 중흥건설 등으로 구성된 중흥그룹은 국내 호남을 기반으로,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특장점을 가진 대우건설과는 결이 다르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보다 몸집이 작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 원(47위)이고, 대우건설의 경우 공정자산총액이 9조8470억 원(42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강성노조는 업계에서도 파급력이 대단하지 않은가. 대우건설이 과거에도 FI로 고생길을 걸었던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 매각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 관점에서 M&A에 다가서는 곳이 회사를 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사모펀드나 외국계 기업보다는 국내 기업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가 있지만 왈가왈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garden@tf.co.kr

shc@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