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5000만 원대까지 급락한 비트코인이 26일 오전 소폭 반등했다. /이동률 기자 |
비트코인 6000만 원 초반 거래
[더팩트│황원영 기자]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지난주 30% 이상 폭락하는 등 투자자들을 충격으로 빠트린 가운데 주말 동안 소폭 반등하며 진정세를 보였다. 이에 암호화폐 거품론과 반등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가 하면 본격적인 조정이라고 경고하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26일 오전 12시5분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전날보다 0.07% 오른 6100만 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업비트와 코인원에서는 각각 오전 9시 대비 0.41% 오른 6110만 원, 0.21% 상승한 6099만 원을 기록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6시쯤 6200만 원대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했다.
코빗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2.86% 오른 6093만 원을 보였다. 암호화폐 가격은 거래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거래소 등락률 노출 기준도 각각 다르다. 이 같은 금액은 한때 5500만 원대까지 내려간 것에 비해 10% 이상 오른 수준이다.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인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도 대체로 소폭 반등했다.
같은 시간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332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과 리플 시세도 각각 284만 원대, 1330원대였다. 미국 시장에서도 가상화폐 가격은 회복세를 보이면서 24일 오후 3시 기준(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5939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3일 비트코인은 5000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최고점인 8000만 원대보다 31% 이상 하락한 바 있다. 시가총액 3위 리플의 경우 1000원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018년에 이어 제2차 폭락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2018년 1월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금지 법안과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폐쇄 등을 준비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새 30% 폭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바 있다.
이번에도 당국의 규제가 하락장을 부추겼다. 국내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투자자는 보호해줄 수 없다"며 오는 9월 가상화폐 거래소가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본이득 최고세율을 기존 20%에서 최대 39.6%로 높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도 가상화폐에 과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레버리지 투자(대출 형식으로 비트코인 거래) 계좌가 강제 청산되면서 비트코인 낙폭을 키웠다. 거래소는 레버리지로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특정 선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로 돈을 납입하라고 요구하는데, 투자자가 돈을 못 넣으면 비트코인 등을 강제로 팔아버린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넌스 등에서 주로 이뤄졌다.
투자자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8000만 원을 웃도는 등 1억 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이 꾸준히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하면서 폭등세를 보인 도지코인도 570원을 넘어선 바 있다. 반등론자들은 암호화폐가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향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8년 대폭락장과 달리 조기 반등이 시작됐다는 점도 기대감을 부추기는 요소다.
반면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비트코인 국제 거래 시세는 4만900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다. 한때 가상화폐 시장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였던 스캇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개당 2만~3만 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고점에 진입한 투자자들은 수익률 급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는 최근 "화폐 기능을 할 수 없는 비트코인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같은 속임수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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