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보류에서 선정 확보를 위한 투쟁 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 결과를 비판하고 있다. /이재빈 기자 |
보류 결정 근거 공개 요구도
[더팩트|이재빈 기자]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선정 결과를 두고 후폭풍이 일고 있다.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한 지역의 주민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면서다. 이들은 정부가 결정의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보류에서 선정 확보를 위한 투쟁 연대'는 6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 발표된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선정 결과를 규탄했다. 연대에는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과 강북구 번동148, 동대문구 용두3구역, 영등포구 신길밤동산, 도림동 26-2, 신길 16구역 등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같은날 '탈락' 결정을 받은 서울 용산구 한남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도 참석했다.
연대는 성명서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선정 발표에서 '보류' 지역 8곳을 발표하며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공공재개발 사업에 적극 호응하던 주민들에게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같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족한 사업성이나 주민간 갈등으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는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며 공공재개발 사업을 발표했음에도 같은 이유를 바탕으로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태"라며 "사업성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공공재개발이 일반 사기업의 논리와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후보지 선정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심의 과정에서 당사자인 지역주민은 배제하고 선정위원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독단으로 결정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선정이 유력시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1구역도 용산구청과 서울시청을 항의방문하기 전까지는 탈락 사유를 전달받지 못했다.
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국토부와 서울시에 총 4가지를 요구했다. 요구사항은 △각 보류지역의 결정 근거 공개 △차기 심의회 개최 및 일정 공개 △차기 심의에 지역 주민대표 참석 및 의견 반영 △차기 심의서 보류 철회 및 선정 결정 등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현1구역 관계자는 "전체 토지 등 소유자 약 3000명 중 1000명이 넘게 동의를 했음에도 보류된 이유를 전혀 듣지 못했다"며 "보류를 한다면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는지 명확히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민간재개발을 추진하려는 토지주나 지역주택조합 등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과대해석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을 막으려는 측에서 명의를 도용해 민원을 제기한 사례가 있음에도 선정위원회가 이를 온전한 반대 여론으로 인식,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또 신길16구역은 사업지 내에 지역주택조합이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에서 탈락한 사업지의 반발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며 "공모 초기부터 선정 기준의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었다. 그럼에도 비공개적인 회의 등을 통해 사업지를 선정한 만큼 탈락한 지역의 반발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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