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져 3%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제공 |
"수출 및 설비투자 호조세·추경 집행 효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달 예상했던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및 설비투자의 호조세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에 의해 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또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4일 이 총재는 기자들과 서면으로 진행한 '주요현안에 대한 문답' 자료를 통해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2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0%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지난 한달 동안의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0%보다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백신 보급의 확대와 주요국의 확장적 거시정책 등을 언급하며 "국내경제도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기회복 정도는 코로나19 전개양상과 백신보급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기, 미·중 무역갈등 등이 경기흐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 총재의 진단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국제유가,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서 1%로 높아졌다.
이 총재는 지난해 2분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기저효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3%보다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비쳤다. 다만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는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감염상황이 빠르게 진정돼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다"면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통상 성장률 전망치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 등은 금리인상을 비롯한 긴축적 정책 대응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이 총재는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물 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조기 금리인상과 관련해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는 점에 대해 연준의 통화정책과 시장 변동성에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여러 경제지표의 향방에 따라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수시로 조정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통화당국으로서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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