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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인테리어 하지마" 시흥 LH신혼희망타운에 부는 '마이너스 옵션' 바람
입력: 2021.03.19 00:00 / 수정: 2021.03.19 07:09
시흥 장현 A-9BL 입주 예정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마이너스 옵션을 택하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시흥 장현 A-9BL 입주 예정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마이너스 옵션'을 택하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실물주택 못 본 데다 시세차익 기금과 공유해야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경기도 시흥시 일대 신혼희망타운에서 '마이너스 옵션' 바람이 불고 있다. 시흥장현 A-9BL의 입주 예정자 가운데 상당수는 손이 많이 가는 대공사가 예상됨에도 LH의 사용자재 등에 대한 불확신과 주택매도 및 대출금 상환시 시세차익의 최대 50%를 주택도시기금과 정산하는 조건 등으로 인해 수고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LH는 지난해 11월 27일 시흥장현 A-9BL의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뒤 12월 9일부터 10일까지 접수를 진행했다. 같은 달 18일 당첨자 발표 이후 22일부터 28일까지 당첨자·예비자 서류접수가 이뤄졌다. 이어 이달 16~17일에는 선택품목 결정이 뒤따랐고, 오는 23일부터 26일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시흥장현 A-9BL은 전용면적 46~55㎡(46A‧55A‧55B), 총 1232세대 규모다. 분양가는 기본형 기준 2억5286만~3억2180만 원이다. 마이너스 옵션일 경우 2억3493만~3억90만 원 수준이다. 마이너스 옵션이란 건설사가 외부 미장, 마감 공사만 완료하고 내부 마감재와 인테리어, 가구 설치 등은 하지 않은 채 기본 골조만 있는 상태로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마이너스 옵션은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위험요인이 많아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선택을 주저하곤 한다. 개별 구매라 대량의 공동 구매 방식보다 인테리어 등의 가격이 더 들 수도 있고, 업체 선정부터 자잘한 자재 선택까지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내부 공사 과정에서 낭패를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시흥장현 A-9BL 입주 예정자들은 LH의 내부 인테리어 마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몰라 불안하다며 손수 손발을 걷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단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사이버 견본주택만을 운영했다. 주택전시관 및 실물견본주택이 없는 대신 LH는 지난 2월 확정된 자재에 한해 전시회를 진행한 바 있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상품 의무 가입도 입주 예정자들이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게 된 연유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별표 6의2에 따라 총자산가액(3억300만 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되면 반드시 해당 장기대출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주택매도 및 대출금 상환시 시세차익의 30~50%를 주택도시기금과 정산하는 조건이 붙는다. 30년 대출을 받고 30년간 이자를 다 납입해도 수익 공유를 해야 하는 구조다.

시흥장현 A-9BL은 △46A 126세대 △55A 687세대 △55B 419세대 등 총 1232세대로 구성된다. 금번에 공급되는 공공분양 물량은 △46A 84세대 △55A 458세대 △55B 280세대 등 도합 822세대다. 55A와 55B 주택형이 전체의 9할을 차지하는 상황으로, 두 주택형은 1층이나 마이너스 옵션이 아니라면 무조건 기금과 이윤을 나눠야 한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노온사동, 광명시 옥길동-광명동, 일대 모습. /이선화 기자
사진은 지난달 24일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노온사동, 광명시 옥길동-광명동, 일대 모습. /이선화 기자

시흥장현 A-9BL 입주민 A 씨는 "통상 마이너스 옵션은 전체의 10% 미만이라는데 우리 단지는 마이너스 옵션 동의율이 60%가 넘는다. 견본주택조차 보지 못하고 3억 원을 내는 상황인 데다 시세 차익에 대해서 최소 30%를 내야 하니까 위험을 무릅쓰고도 직접 인테리어를 하겠다는 입주자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위험부담을 안고 마이너스 옵션을 택한 상황인데 LH 측에서는 공사 접합부에 대한 하자보수와 관련해서는 공문에 적시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LH에서 하자보수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공문화해주길 바란다"며 "하자 발생 원인 규명 의무를 입주자에게만 떠넘기는 것도 너무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나온 입주자모집 공고문에는 '마이너스 옵션의 경우 개별 시공한 부위에 하자가 발생하여 시공책임이 불분명한 경우, 사업주체에 일방적으로 하자의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하자발생 책임에 대한 원인 규명 의무는 입주자 본인에게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람'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LH 광명시흥사업본부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LH 측 시공이 끝난 상태에서 입주자분들이 직접 방문해 하자문제를 지적하는 기간을 갖고, 그에 대해서는 모두 보수가 이뤄진다"면서 "향후에도 하자보수와 관련해 입주자분들이 질의를 주시면 그에 대해 답변할 예정이다.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므로 하자에 대해 공문화할 계획은 없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해당 단지가 들어서는 시흥시는 최근 LH 직원들의 토지 투기 논란으로도 몹시 소란스러운 상태다. 지난달 24일 정부가 광명‧시흥을 6번째 3기 신도시로 신규 지정하고 7만 세대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신도시 지정 이전에 LH 직원들은 사전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일대에 토지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돼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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