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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K-배터리 LG·SK 아닌 중국 CATL 선택한 까닭은
입력: 2021.03.16 15:38 / 수정: 2021.03.16 15:38
16일(현지 시간)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비중을 높이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더팩트DB
16일(현지 시간)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비중을 높이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더팩트DB

중국 시장 점유율 높이기 위한 포석…ITC 소송이 영향 미쳤다는 분석도

[더팩트|이재빈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이 자사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 탑재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에 악재가 발생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던 두 업체가 '각형'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국내 배터리업체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폭스바겐은 15일(현지 시간) 개최한 '파워 데이' 행사에서 새로운 배터리셀은 각기둥 모양(prismatic)으로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에 최적의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전기차 중 80%에 이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며 국내 배터리 업체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었던 폭스바겐의 변심은 국내 배터리 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폭스바겐은 자사의 전기차 플랫폼 MEB의 배터리 공급사로 1차 물량은 LG에너지솔루션, 2차는 SK이노베이션 등을 선정한 바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 등으로 구분된다. '파우치형' 배터리 시장은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다. '각형'은 삼성SDI와 중국의 CATL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고 '원통형'은 일본의 파나소닉이 주로 생산한다.

'각형' 배터리는 사각형 틀을 이용해 셀을 결합한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조립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또 파우치형에 비해 대량 생산시 공정단계가 간소해 비용이 적게 소요된다. 하지만 무겁고 열 방출이 어려워 별도의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

'파우치형'은 배터리 소재를 쌓고 포장하기 때문에 설계 자유도가 높다.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도 '각형'보다 높다. 하지만 생산 단가가 비싼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기차에 가장 많이 탑재된 배터리 형태는 '각형'이다. 전체 전기차의 49.2%에 '각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다만 2019년 56.8% 대비로는 줄어든 모양새다. 같은 기간 파우치형의 탑재 비율은 16.0%에서 27.8%로 늘어난 반면 원통형은 27.1%에서 23.0%로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을 전망, 지속적으로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9.2기가와트시(GWh)였던 배터리 생산량을 2021년 47.2GWh, 2022년 78+@GWh, 2025년 125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생산량을 지난해 말 120GWh에서 2023년 260GWh로 증설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특정 제품을 위해 전용 생산라인을 마련해야할 정도로 생산 형태에 따라 공정에 차이가 크다"며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던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단기간에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생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이 단순히 배터리의 '형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국 CATL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은 한때 자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폐쇄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어쩔 수 없이 CATL과 협업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분쟁이 폭스바겐의 이같은 선택을 유도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소송 불확실성으로 인해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해야 하는 완성차 업체의 입장상 공급업체 다원화를 위해 CATL을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 업체에 영향이 있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테슬라를 필두로 하는 '파우치형' 배터리의 원가 절감이 가속화되면 오히려 폭스바겐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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