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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라이더스 "주식 보상보다 근무환경 개선부터" 일침 (영상)
입력: 2021.03.12 00:00 / 수정: 2021.03.12 00:00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은 11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라이더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파=이민주 기자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은 11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라이더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파=이민주 기자

라이더유니온 "번쩍배달 도입으로 수입 줄고, 사고위험 커졌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이 "배달앱 업체의 '빠른 배송 경쟁'이 배달원들의 안전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근무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11일 라이더유니온은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도입한 '번쩍배달' 시스템이 라이더들을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건 배차로 수입이 급감했지만, 되레 업무 시간은 길어져 사고 위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직 배민라이더스 배달원을 비롯한 라이더유니온 조합원, 배민라이더스 지부원 1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일방적 근무시간 통보 중단하라', '라이더의 안전과 소득 보장하라', '과로 노동 내모는 번쩍배달', '안전배달료 도입하라', '근무시간 UP, 노동강도 UP, 수입 DOWN'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무차별 신규입직 과도한 속도경쟁 중단하라", "번쩍하고 배달하다 번쩍하고 병원간다", "당신들의 안전무시 라이더만 죽어간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직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은 이날 현장 발언을 통해 사측이 빠른 배송경쟁에 치중하게 되면서 노동시간이 늘어나고 사고 위험도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AI(인공지능) 단건 배차 도입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은 지난 13일 서울 송파·강동 지역부터 'AI 추천배차' 시스템을 적용했다.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은 AI 추천배차 도입으로 운행시간은 늘고 수입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송파=이민주 기자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은 AI 추천배차 도입으로 운행시간은 늘고 수입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송파=이민주 기자

AI 추천배차는 인공지능이 배달원의 동선, 주문 음식의 특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라이더·커넥터를 자동으로 배정하는 시스템이다. 알고리즘에 따라 현재 배달원의 동선에서 가장 적합한 다음 콜도 자동으로 배차해준다.

그러나 라이더들은 실제 도입 결과, 단건 배차로 수입이 급감한 것은 물론, 이로 인해 무리한 운행을 감행하는 라이더들이 늘어나 각종 사건·사고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6~8일 동안 온라인으로 배민라이더스 오토바이 라이더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124명 중 103명(83%)이 도입 이후 수입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수입 감소치는 평균 대비 30%로 추정됐다.

앱 분석(오토바이 차계부, 구글맵스 타임라인)을 통해 배달 거리 변화를 조사한 결과, 라이더 60%의 배달거리가 증가했다. 도입 이후 140km 이상 배달하는 라이더는 11명에서 28명으로 늘었고, 배달거리 중위값도 80~90km에서 90-100km로 이동했다.

아울러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노동시간이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전체의 54명(44%)은 노동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36명(29%)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민은 번쩍배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복수 배차에서 단건 배차로 근무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했으나 단건 배차에 따른 요금체계 변경은 없었다"며 "결국 이는 수입감소로 이어졌다. 라이더들은 부족한 수입을 메꾸기 위해 장시간 운전을 하고 더 이동해야 했다. 노동강도가 높아지면서 사고 위험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AI 단건 배차를 2배 차로 늘릴 것과 안전배달료 도입 등을 요구했다. /송파=이민주 기자
이들은 AI 단건 배차를 2배 차로 늘릴 것과 안전배달료 도입 등을 요구했다. /송파=이민주 기자

이어 "우리의 주장은 선심 쓰듯 라이더들에게 주식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 주식으로 보상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노동조건 개선이다. 주식 시장처럼 오를지 내릴지 한 치 앞도 모르는 현실을 고치는 것이야말로 김 의장이 진정으로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김봉진 배민 의장은 오는 2024년 직원과 일부 라이더에게 개인 주식을 증여한다고 밝혔다. 규모는 1000억 원, 대상은 직원 1700여 명이다.

이들은 라이더의 안전 보장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안전배달료를 도입하는 등 배민이 나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요구사항은 △AI 단건 배차를 2배 차로 늘릴 것 △무분별한 신규인력모집 중단 △배달품질 보장을 위한 신규라이더 교육 강화 △안전배달료 도입이다.

시위에 참석한 조합원 김 씨는 "번쩍배달 이후에 우리 라이더들은 더 길게 오래 달려도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노동시간이 늘고 이동거리가 길어졌다"며 "단건 배차에 대한 수입 하락을 기업에서 보전해야 한다. 사회와 상생하고 오래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번쩍배달이 라이더 노동환경의 모든 부분을 바꿔놨다. 더 이상 장시간 운전을 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운전하지 않도록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며 "빠른 배달을 고민하는 만큼 배달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도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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