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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수소 청사진 나왔다…SK "18조 투자해 글로벌 1위 도약"
입력: 2021.03.02 17:01 / 수정: 2021.03.02 17:01
SK가 향후 5년간 약 18조 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더팩트 DB
SK가 향후 5년간 약 18조 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더팩트 DB

SK,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 등 5년 내 18조 원 투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가 향후 5년간 약 18조 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SK는 2일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업 실행에 착수했다.

이날 행사에는 수소경제위원회 위원장인 정세균 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등 정부·지자체 인사와 함께 SK그룹 측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동현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겸 SK수소사업추진단장, 최윤석 SK 인천석유화학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 인사들은 SK의 수소 생태계 구축 전략을 듣고 액화수소 생산기지가 들어설 SK인천석유화학 내 부지를 둘러봤다.

SK는 국내 수소 사업 인프라 투자,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에서 글로벌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의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은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

SK는 1단계로 2023년까지 인천의 '바이오·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수소 3만톤을 공급한다. '바이오·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은 인천이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와 수도권매립지 바이오수소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자립형 수소 도시 조성 사업으로, 부생수소란 석유·화학 공장 등 생산시설에서 생산 공정 중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친환경수소를 말한다.

SK는 2단계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1위의 친환경수소 기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로 생산하는 액화수소 3만톤은 수소 승용차인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 바퀴(약 4만6520km)를 도는 데 필요한 양이다.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저감 효과로 수도권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적 측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단계 25만톤을 추가 생산하게 되면, SK는 국내에서 연간 총 28만톤의 친환경수소를 생산·공급하고 이러한 사업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수소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는 국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건설, 조선, 자동차 제조업 분야는 물론 연료전지, 수소 생산 분야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인천 지역을 포함해 총 20만9000명 고용 유발 효과와 사회·경제적 편익 34조1000억 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구체적으로 SK그룹의 수소 사업 추진 회사인 SK E&S는 1단계 목표인 액화수소 3만톤 생산 체제 달성을 위해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인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해 연 3만톤 규모 수소 액화 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수도권에 공급하게 된다.

1단계 사업은 인천 수소 클러스터 구축 사업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소 관련 신사업 발굴, 고부가 가치 창출, 신규 고용 유발, 인구 유입 효과 등 인천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산업단지의 수소 인프라 확충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SK E&S는 2025년까지 약 5조3000억 원을 투자해 천연가스(LNG)로부터 친환경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하고 연간 25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를 생산, 공급한다는 목표다. 청정수소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제거한 친환경수소다. 이산화탄소 포집·처리 기술을 활용해 연간 25만톤 규모 청정수소를 단일 생산기지에서 생산하는 계획은 SK E&S가 추진 중인 청정수소 생산 계획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SK는 액화수소 공급과 더불어 친환경수소의 유통 체계를 갖춰 나가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SK는 2025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 100곳을 운영해 연간 8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약 400메가와트(MW)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 연간 20만톤의 수소를 전용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의 일환으로 SK는 서울시와도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 차량 도입 확산, 수소 체험관 건립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섬으로써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SK와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서 만나면서 두 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 사업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수소 사업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두 그룹 경영진은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 앞서 간담회를 갖고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 및 국내 기업 간 수소 사업 협력 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상반기에 추진하는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 이후 두 회사는 인천시, 인천서구청과 인천시 수소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를 비롯한 협약 당사자들은 인천 지역 내 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수소경제 확대를 위해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SK가 대규모 수소 인프라 등 민간투자 확대 및 글로벌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 로드맵 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이라며 "ESG 핵심 영역이자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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