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흥은 24일 6번째 3기 신도시로 신규 지정됐다. /이선화 기자 |
국토부 "주문 의견 최대한 수렴할 것…지켜봐달라"
[더팩트|윤정원 기자] 정부가 경기 광명·시흥을 3기 신도시로 신규 지정하고 7만 호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토지보상금과 교통망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어 정부 바람대로 사업이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다.
24일 서남권에 해당하는 광명·시흥(1271만㎡)은 △남양주왕숙(동북권) △하남교산(동남권) △고양창릉(서북권) △부천대장(서부권) △인천계양(서부권)에 이어 6번째 3기 신도시가 됐다. 광명·시흥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4.3배로,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다. 1‧2기 신도시를 포함해도 6번째로 크다. 공급 규모도 상당하다. 7만 호에 달하는 공급 물량은 1기 신도시인 일산 물량(6만9000호)을 상회한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가장 큰 숙제는 단연 토지 보상금이다. 토지 보상 규모는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결정되는데, 대체로 시세보다 낮은 규모로 책정돼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남양주왕숙, 인천계양 등 3기 신도시 5개 지구에서도 토지 보상 문제를 두고 정부와 주민 간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광명·시흥지구는 지난 2010년 광명시 광명동, 시흥시 과림동 일대 1740만㎡가 9만5000호 규모의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하지만 토지주 등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2014년 지구 지정이 해제됐고, 2015년에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
광명‧시흥은 2018년 3기 신도시 발표 당시에도 1순위 후보지로 꼽혔지만 이때도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해 결국 신도시에 포함되지 못 했다. 당시 주민들은 인근에서 광명 뉴타운을 비롯한 각종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대규모 주택공급이 추가되면 집값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신도시 지정을 반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광명·시흥에서 공급되는 7만 호는 상당히 많은 물량이기 때문에 서남부 지역 주택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토지 수용과 보상 문제 등 관련 당사자들 간의 얽힌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주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김규철 공공주택추진단장은 "토지 보상 단계에선 감정평가 결과에 대한 여러 가지 주민들 요구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광명시흥 지구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노온사동, 가학동 및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원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과림동 일대 모습. /이선화 기자 |
수도권 서남부 교통 문제도 산적해 있다. 정부는 지하철 1‧2‧7호선과 현재 건설‧계획 중인 신안산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로(GTX-B), 제2경인선 등을 연결하는 남북 도시철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제2경인고속도로와 연계한 광역버스 환승시설(ex-HUB)과 간선급행버스체계(BRT)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도로망 확충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명과 서울을 잇는 주요 남북 간선 도로망은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서부간선도로와 1번국도 정도다. 두 도로 모두 주변 안양·수원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주요 축으로 수도권 일대에서도 체증이 가장 극심한 곳으로 꼽힐 만큼 포화 상태다.
제2경인선이 급물살을 타는 것도 중요하다. 제2경인선은 인천 연수구 청학역에서 광명시흥지구를 거쳐 서울 노량진역으로 연결되는 광역철도다. 앞서 정부는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시흥지구 내 노온사동으로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광명시가 반대, 사업이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현재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대한 타당성이 재검토되고 있다.
김규철 단장은 광역교통대책과 관련해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기관과 지자체와 협의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할 계획"이라며 "내년 초에 지구지정이 된 이후 지구계획 수립 전까지 광역교통대책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흥 신규 공공택지는 주민공람, 전략환경영향평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2022년 상반기 지구지정을 완료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2023년 지구계획을 거쳐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을 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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