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대표이사가 이끄는 현대제철은 최근 사업부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더팩트 DB, 현대제철 제공 |
코로나19에 철광석 가격 급등까지 겹쳐 실적 '악화일로'
[더팩트|윤정원 기자] 현대제철이 이르면 상반기 중 제품별로 자체 경영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부제 조직 개편을 실시한다. 기존 본부와 일부 사업부가 혼재한 방식의 운영체제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컴퍼니에 의뢰해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직을 슬림화하는 기조다. 앞서도 현대제철은 사업구조 효율화를 목표로 박판열연설비, 컬러강판설비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의 사업 철수를 단행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금속 주조와 자유단조 제품의 생산과 판매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현대아이에프씨(IFC)를 신설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이 현대 IFC 지분 100%를 소유하는 구조다. 올해는 아직 조정을 검토 중인 중국법인, 강관, 스테인리스(STS)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추가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현대제철의 조직 개편이 지난해 사업부제를 도입한 현대모비스와 비슷한 구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6월 '사업부(BU)/부문' 체제의 조직으로 전환했다.
제품별 최상위 조직인 6개 BU(△전장 △샤시안전 △모듈 △전동화 △램프 △서비스부품 부문)는 제품별 사업의 의사결정 권한과 운영 오너십을 보유하도록 했다. 각 BU의 성과달성을 위한 지원과 전사 조정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획 △경영지원 △생산 △구매 △재경 △품질 △R&D 등 10개 부문도 신설했다. 현대모비스는 최대 7단계 의사결정 구조를 3~4단계로 줄이는 조직슬림화도 병행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0% 감소한 73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제공 |
현대제철이 추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익성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이 경쟁력으로 꼽아왔던 다양한 제품군과 외형적 규모는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더 이상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본래 현대제철은 고로사업 진출, 현대하이스코 합병, 동부특수강 합병 등으로 열연 판재류, 자동차강판, 특수강까지 '못 만드는 게 없는 철강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최근 현대제철은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 등이 겹치며 유례없는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급감했다. 현대제철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은 730억 원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0.4%까지 주저앉았다. 매출은 18조2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1% 줄었다. 순손실은 440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제철은 상반기 중 사업별로 조직체계를 운영하는 사업부제로 개편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다만 현대제철 측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개편안은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상반기 내로 개편안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들리긴 하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사업구조 개편안에 대해서는 직원들에게도 알려진 것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올해 철강 본연의 제조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갖고 있다. 열연부문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냉연설비를 신예화해 자동차강판의 생산성과 품질을 한층 향상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지난해 개발이 완료된 ‘9% Ni 후판’의 양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친환경 기조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LNG 추진선 및 LNG 저장시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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