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유행으로 내수 부진은 심화됐지만, 상품 수출과 제조업 개선으로 경기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더팩트 DB |
내수는 여전히 부진…상품 수출 증가·제조업 개선 영향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정부의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 진단을 내놨다. 상품 수출 증가와 반도체 등 제조업 개선 흐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수 중심 경기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국내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됐으나, 상품 수출이 증가하며 경기 부진을 일부 완화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다가 경고 수위를 다소 낮춘 셈이다.
'내수 중심 경기 부진이 지속된다'는 판단 배경으로는 소비와 고용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소비의 경우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이 전년보다 2.0% 뒷걸음질했고, 1월 신용카드 매출액 역시 14.4% 줄며 12월에 이어 두 자릿수 감소 폭을 나타냈다. 고용은 12월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만8000명 감소하며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됐다.
KDI는 1월에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지속되며 소비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전보다 상승한 95.4를 기록, 소비심리가 다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대외 상품 수요의 개선으로 제조업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12월 산업활동동향 가운데 광공업생산은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반도체(18.6%)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통신·방송 장비(51.8%)가 신제품 출시 등 영향으로 급증했다.
수출은 1월 11.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21.7%), 무선통신기기(58.0%), 자동차(40.2%) 등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KDI는 "상품 수출이 IC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수출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재고도 9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제조업이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부진을 일부 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