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세정제 대부분이 살균효과가 있는 손 소독제로 둔갑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손 세정제 무더기 개선권고…"의약외품 표시 확인해야"
[더팩트|한예주 기자]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손 세정제 대부분이 소독·살균효과가 있는 손 소독제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소비자원은 손 세정제 10개 제품과 손소독제 15개 제품의 에탄올 함량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손 소독제는 약사법에 따라 살균·소독 목적으로 인체에 사용하는 의약외품이다. 손 세정제는 화장품에 따라 얼굴과 몸의 이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쓰이는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손 소독제와 달리 에탄올 함량 기준도 없다.
그러나 조사 대상인 손 세정제 전 제품이 '살균·항균·소독·살균력 99%·손소독제·외피용 살균소독제·약국용' 등의 표시·광고를 하고 있었다. 현행법상 화장품이 의학적 효과가 있거나 의약외품처럼 인식할 우려가 있게끔 표시·광고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또한 손 세정제 10개 중 2개(20.0%) 제품의 에탄올 함량은 표시 대비 최대 64.8%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리즈코스의 '닥터 어반 핸드클리너(500㎖)' 제품의 에탄올 표시 함량은 76.1%였으나 실제 함량은 11.3%에 불과했다. 송죽화장품의 '핸드 크리너(100㎖)'는 67%라고 표시했으나 36.5%에 그쳤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손 세정제를 손 소독제로 오인 광고하는 사업자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손세정제 표시·광고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손소독제를 살 때는 반드시 용기 표면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조사 대상 손소독제 15개 제품의 에탄올 함량은 59.1~75.4%로, 모두 의약외품 표준제조기준(54.7~70%)에 적합했다. 모든 제품이 의약외품 표시 기준을 만족했고, 시신경 장애와 중추신경계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메탄올도 검출되지 않았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