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주관한 공모주들이 올해 주가상승률이 높은 종목들 중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더팩트 DB |
박셀바이오, 공모가 대비 620.33% 상승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IPO(기업공개)를 주관한 종목들이 올해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들 중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공모주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거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모가가 다소 낮게 산정돼 그만큼 상승폭을 늘릴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97개 기업(스팩포함) 가운데 공모가대비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23일 종가기준)은 박셀바이오다.
지난 9월 22일 신규상장한 박셀바이오의 23일 종가기준 주가는 21만6100원이다. 현재까지 공모가(3만 원) 대비 620.33% 상승했다.
박셀바이오 뒤를 이어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두번째로 높은 곳은 명신산업이다. 이달 7일 상장한 명신산업의 전날 주가는 공모가(6500원) 대비 603.08% 오른 4만5700원을 기록했다.
이어 3위는 포인트모바일(260%), 4위는 SK바이오팜(248.98%), 5위는 이오플로우(215.79%)가 차지했다.
상위 5개 기업 중 하나금투가 상장주관을 맡은 업체는 3곳에 달했다. 주가상승률 1위인 박셀바이오를 비롯해 포인트모바일, 이오플로우다. 이 외에도 하나기술(202.57%), 위드텍(74.4%), 제일전기공업(49.71%) 등 하나금투가 상장을 주관한 업체들의 주가상승률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았다.
결론적으로 올해 하나금융투자가 주관한 공모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모두 손실 없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하나금투는 IPO시장에서 대어급만을 주관하거나 주관 갯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소위 'IPO 3강'에 드는 회사가 아님에도 주가가 높아진 기업의 상장주관을 골라 맡았다.
하나금투가 주관한 공모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는 하나금투가 상장주관 역량을 '성장주'에 집중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바이오와 IT업종이 포함된 4차산업 관련 종목은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로 불리며 고평가되고 있다. 하나금투가 올해 주관한 기업들은 대부분 바이오 및 4차산업과 관련된 회사들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상장을 주관한 이오플로우는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기록했지만 주가상승률은 상위 5개 기업에 올라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8월 28일 IPO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설명에 나선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박경현 기자 |
특히 바이오 업체의 경우 성장세가 매우 높다.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시가총액이 최근 2개월간 급증했다.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248곳의 시가총액은 286조 원이다. 이는 지난 11월 초(231조6174억 원)에 비해서도 23.5% 증가한 수치로, 최근에도 계속해 상승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하나금투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에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되면 공모가대비 주가상승률이 치솟도록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상장한 박셀바이오와 이오플로우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가 나왔다.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인 박셀바이오는 바이오업체라는 점에서 높은 성장성이 예측됐으나 수요예측에서는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를 나타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4대 1을 기록,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하단인 3만 원에 책정됐다. 이오플로우 역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150대 1을 나타냈고 희망밴드 하단인 1만9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기관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했던 이유로 "코로나19 확산 등 시장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가상승률이 높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조 단위의 대어급 위주로 (상장주관을) 진행하지 않다보니 강소기업 중에서도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에 집중한 결과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