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 상향이 논의되면서 유통업계가 '셧다운' 위기에 벌벌 떨고 있다. /더팩트 DB |
온라인몰 강화·라이브커머스 전환…피해 규모 '수천억 원' 추산
[더팩트|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명 '코로나 통금'이 연말 소비 심리를 삼킨 가운데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논의되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셧다운' 우려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48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32명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 수는 4만4364명이 됐다. 지난 12일에는 일일 확진자 수가 103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곳곳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는 모든 국민이 원칙적으로 집에만 머무르며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하는 단계다. 전환기준은 전국 신규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일 때 또는 더블링 등으로 급격하게 환자가 증가할 때다.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의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음식점·상점·의료기관 등 필수시설 외의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문을 닫아야 한다. 학원, 놀이공원, 결혼식장, 영화관, 공연장, PC방 등이 집합금지 대상이다.
조치가 내려질 경우 45만 개 시설이 문을 닫고 157만 개 시설의 운영이 제한된다.
유통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종합소매업이면서 면적이 300㎡인 백화점,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게 된다.
다만 대형마트의 경우 아직까지 운영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경우 면적 기준으로는 집합금지 명령 대상이지만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필수 시설로 분류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운영 중단과 관련한 정부 세부 지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지켜보고 있다. 영업시간 단축이나 입장 인원 제한 등 내려질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염두에 두고 준비 중에 있다"며 "온라인으로만 장을 보도록 하면 배송 폭주 등으로 혼란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2.5단계 시행으로 10%대 매출 감소를 겪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내부에 영업시간 단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은 모습. /남용희 기자 |
'셧다운'으로 인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피해액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월 10일 방역을 위해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전체가 쉬었던 날에는 1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이 사라진 바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매장별 일 매출이 2~4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는 이미 2.5단계 시행으로 인한 매출 피해를 겪고 있다. 지난 주말(12~13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 14%, 12.4%, 8.8% 줄었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한 매출 피해는 전체의 10% 안팎이다.
이에 온라인몰을 강화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지만 꽁꽁 얼어버린 소비 심리를 녹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화점은 3단계 시행 시 오프라인 매장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라이브커머스(방송)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온라인몰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연말 선물 상품 홍보를 강화한다.
대형마트 역시 온라인 할인행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인기 생필품 위주의 물량을 늘리고 차질없이 배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에는 무엇보다 분위기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만나고 선물을 주고받고 내년을 준비하는 들뜬 분위기에서 소비도 이뤄지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코로나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그럴 기분이 나겠냐. 셧다운시 온라인몰 위주로 소비 촉진 할인 행사를 연다고는 해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