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2' 시리즈가 알뜰폰 시장의 신규 가입자 유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수진 기자 |
아이폰12 출시 이후 가입자 급증…신제품 출시 전까지 공백은 우려
[더팩트│최수진 기자] 그간 고객 유치에 진전이 없었던 알뜰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애플이 5G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자급제 기기 구매가 늘어나자 알뜰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 아이폰 출시까지 약 1여 년이 남은 만큼 제조사 일정과는 별개로 알뜰폰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BM)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 1위 사업자 'LG헬로비전' 필두로 대다수 업체 가입자 증가
12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의 가입자가 지속 늘어나는 추세다.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에서 자급제 기기를 구매한 이후 이동통신 3사 대비 통신요금이 저렴한 알뜰폰 업체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은 아이폰12 출시 후 일주일간(10월 30일~11월 6일) 전월 대비 31% 증가한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3주 평균(10월 30일~11월 22일) LTE 무제한 유심 가입자는 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40대 연령층의 비중이 82%를 차지했다. 또한, 가입자의 36%가 셀프개통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아이폰12 출시 이후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미디어로그, 헬로모바일, 큰사람, 에넥스텔레콤, 에스원, 여유텔레콤, 서경방송, 인스코비, 스마텔, 아이즈비전 등 10개 사업자의 고객이 크게 늘었다.
자체 분석 결과 아이폰12 출시 이후 아이폰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하고 U+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은 지난 11월 이후 4.5배 증가했다. 특히 U+알뜰폰의 'LTE 무제한요금제(사과요금제)' 가입 비중은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의 11월 평균 신규 가입자 수(LTE 무제한 요금제 기준)는 전월 대비 약 20% 증가했다. KT 알뜰폰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은 아이폰12 출시 이후 LTE 고가 요금제의 가입자가 전달 대비 38% 올랐다. 아이폰12미니와 프로맥스 출시 이후에도 27.4% 상승했다.
대다수의 업체가 지난 10월 대비 신규 가입자 규모를 늘렸다. 이 같은 현상이 특정 업체에 한정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그간 지속 실패했던 '시장 활성화'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 건수는 47만2536건으로 나타났으며,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수치는 11만4295건으로 집계됐다. /최수진 기자 |
◆ 전체 알뜰폰 시장 '활성화' 효과도…1년 공백 메울 전략은 '미지수'
이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 건수는 47만2536건으로 나타났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수치는 11만4295건이며, 이 가운데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건수는 7만7386건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건수는 전월 대비 20.1% 증가했고, KT와 LG유플러스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건수도 각각 23.7%, 34.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이동한 수치는 전월 대비 감소했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2.7%, 3.7% 감소했고, LG유플러스는 0.4% 성장했다.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이동한 가입자보다 알뜰폰으로 유입된 가입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다만,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 외에 알뜰폰만의 유치 전략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월 대비 가입자가 20% 이상 증가한 시기는 8월(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11월(애플 아이폰12) 등 두 달이 전부다.
이에 일각에서는 별도의 장기적이고 안정된 비즈니스모델(BM)을 확보해 가입자를 지속 유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월평균 가입자 증가율이 25% 이상 증가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라며 "갤럭시노트 출시 때도 가입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이폰의 효과라고 본다. 특히 아이폰 사용 고객 특성상 데이터 헤비 유저들 많다 보니 대부분이 무제한 요금제를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 시리즈가 가입자를 기인하고 있다"며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자급제가 늘어나고 출시 전부터 온라인에서 '아이폰12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관심을 받았고, 이게 가입자 유치로 이어졌다. 다음 아이폰 출시 전까지 신규 가입자를 꾸준히 유치해야 한다는 고민이 깊은 것도 사실이다. 장기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