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운명을 가를 한진칼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임박했다. /이동률 기자 |
한진그·산업은행vsKCGI 여론전 치열…기각하면 통합 급물살
[더팩트|한예주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운명을 가를 한진칼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임박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국내 항공 산업의 방향이 결정되는 만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KCGI 산하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금명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지난 25일 가처분 심문을 종결하고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돌입했다. 당시 사건의 쟁점으로는 신주 발행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신주 발행의 대안 존재 여부 등이 거론됐다.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일이 다음달 2일인 만큼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KCGI 측과 산업은행·한진칼 측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의 신주발행이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경영상 목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KCGI 측은 산업은행이 참여하는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는 게 주요 골자다.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이나 대출만으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 16일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 원을 투입하고 3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에 KCGI 측은 산은의 제3자 유상증자 참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산은과 한진칼은 이번 유상증자가 경영상 목적이 아닌 항공업 재편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해 상법상 예외규정으로 인정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산은의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법원이 KCGI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이번 인수는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당장 인수할 자금을 마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재판부가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목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가처분 인용과 기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