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래미안 대치 팰리스'를 매도한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자주 회자된다. /더팩트 DB |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낭패' 사례로 회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아든 서울 강남권 아파트 보유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면서 종부세가 전년 대비 곱절 이상 오른 탓이다. 하지만 종부세가 급등했다고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다수다.
올해는 전국 66만7000명에게 1조8148억 원에 달하는 주택분 종부세가 고지됐다. 대상자는 작년(52만 명)보다 14만7000명(28.3%) 늘었고 세액은 5450억 원(42.9%) 증가했다. 토지분까지 합친 전체 종부세 대상은 74만4000명, 세액은 4조2687억 원에 달한다. 작년(59만5000명·3조3471억 원)과 비교해 각각 14만9000명(25.0%), 9216억 원(27.5%) 늘었다.
강남 일대에서는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내역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는 이들이 다수다. 강남에서는 1주택자라도 종부세 부담이 배 가까이 늘어난 경우가 적지 않다. 1주택자 기준 지난해 종부세 338만 원이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올해 종부세는 593만 원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 84㎡의 경우 작년 191만1000원에서 올해 349만7000원으로 종부세가 뛰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 전용면적 119.93㎡ 1채를 보유한 이는 지난해 종부세로 113만 원을 냈지만 올해엔 약 222만 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종부세가 크게 올랐다고 강남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을 확률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수백만 원의 세금을 한 번에 내면 가슴은 쓰라리겠지만 그간 폭등해 온 집값을 생각하면 버틸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처분 과정에서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도 무시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강남 아파트를 팔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많이 회자되는 게 김상곤 전(前)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사례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에 발맞추며 지난 2018년 3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면적 94.49㎡를 23억7000만 원에 급매한 바 있다.
이후 해당 아파트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현재 같은 단지에서 동일한 크기의 아파트를 사려면 36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면적 94.49㎡(12층)가 35억9000만 원에 팔렸다. 김 전 부총리가 2년 6개월 전 집을 판 가격보다 12억2000만 원 뛴 금액이다.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처분 과정에서 약 6억5000만 원의 양도세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23억7000만 원 매도가에서 약 17억2000만 원을 손에 쥐었다는 이야기다.
김 전 부총리가 현재 거주 중인 분당 주택을 팔지 않고 다시 래미안 대치 팰리스를 산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김 전 부총리는 2주택자이기 때문에 중과세율 8%를 적용받아 2억8720만 원가량의 취득세까지 내야 한다. 래미안 대치 팰리스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38억7720만 원이 필요하다는 건데, 이는 김 전 부총리가 앞서 손에 든 17억2000만 원보다 21억5720만 원이나 비싼 금액이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종부세 인상이 강남 매물 출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한시적 양도세 감면 등의 혜택을 기대하는 매도인들이 있어 쉽사리 집을 내놓지 않는 경향이 있다. 크게 오른 종부세를 낼 바에야 자녀에게 증여하자는 집주인들도 있어 매물이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적어도 문재인 정부 임기 끝날 때까지는 집값이 오를 텐데 왜 집을 팔겠나. 다음 정권에서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다. 강남 주택 보유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커진 것은 맞지만 섣불리 집 매도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종부세 인상은 부동산 안정화와는 상관없고 정부가 세금을 걷는 데만 도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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