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사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과 노선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더팩트 DB |
"중복 노선은 시간대 조정하고, 인력은 화물 사업 강화해 유지"
[더팩트|한예주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방침을 다시 강조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는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을 안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노선 통폐합이 아닌 시간대 조정 등의 중복 노선 합리화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노선 계획은 코로나19 회복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는 중복 노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 사장은 "미국 시애틀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복으로 운항하는데 인수된다고 아시아나항공이 시애틀에서 나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는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 안 한다"며 "안 하도록 계약에도 넣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노조가 오해를 풀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기재 및 노선의 효율적 운영, 조직 효율화 등으로 비용 감축, 조직 효율화 등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 사장은 "양사가 통합되면 비용 측면에서 시너지가 많다"며 "(특정 노선에) 대한항공에서 일주일에 4번, 아시아나항공에서 3번 뜬다고 하면 통합된 회사가 (스케줄을 조정해) 매일 (1회씩) 비행기를 띄우면 항공기 운영과 승무원 근무의 효율성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선 운영 뿐 아니라 통합된 지원, 운송, 정비 조직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의 경우 대부분 해외로 정비를 많이 나가는데 엔진이 동일한 비행기를 공유하면 (통합 후 경영을) 1년만 해도 클 것이고, 3~5년이 지나면 효율성이 더 좋아지며 여러 직원에게 많은 혜택이 올 것"이라고 했다.
우 사장은 두 항공사 여객 시스템, 화물 시스템도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 중이어서 통합이 수월할 것으로 봤다. 그는 "정비, 운항, 객실 오퍼레이션 통합은 (항공사 간 통합이 아닌) 다른 상황보다 훨씬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한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이동률 기자 |
다만 현재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고려하면 양사 직원의 휴직 상황은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 양사 국내 직원의 70%가량은 휴직 중이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각각 유급 휴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회복 전까지는 (인수 이후에도) 휴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 조직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우 사장은 "실사 조직을 구성했고, 실사를 바로 진행할 것"이라며 "우선 서류로 실사를 한 후 필요하면 현장에서 대면 인터뷰나 현장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도 실사 과정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슬롯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0% 남짓, 아시아나가 10% 남짓으로 합쳐도 40%가 안 된다. 이는 화물 노선도 포함한 슬롯"이라며 "미국 항공사들은 허브 점유율이 90% 수준으로, 인천공항에서 40% 수준으로 독과점을 우려하는 것은 시장 상황이 다이나믹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이 향후 경영 간섭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경영 간섭이 아니라 일상적 경영은 조원태 회장을 위시한 전문경영인들이 하고, 산은은 이사회에 진입해 지배구조를 견제,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성과를 평가해 안 좋게 나오면 원인을 밝히고 책임도 지게 하는 간접적 견제"라며 "국유화는 대우조선해양처럼 산은이 모든 경영진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산은에서는 정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탄생하는 것이며 LCC 3사도 통합하고 자회사들도 적절히 역할 분담하고 잘 셋업되게 통합하는 것이다. 그래서 산은이 적절한 시점에 손을 털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우 사장은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의 KCGI가 한진칼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2주 안에 결론이 날텐데 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하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3자 연합과의 협력 계획에 대해서는 "3자연합 이슈보다는 대한항공 사장으로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고 앞으로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 것인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