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종합기술원의 안중권(왼쪽부터)·원강희 전문연구원, 이홍석 마스터 등 3인이 공동 저술한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논문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고 11일 밝혔다.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논문,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집필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관련 논문이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종합기술원 소속 이홍석 마스터와 안중권·원강희 전문연구원 등 3인이 공동 저술한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논문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홀로그램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눈앞에 대상이 있는 것처럼 생생한 이미지를 형성해주는 기술이다. '사실적인 영상을 표현한다'는 점에선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비슷하지만, 형성된 영상이 표현되는 '차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홍석 마스터는 "디스플레이는 빛의 세기만을 조절해 영상을 나타내지만, 홀로그램은 빛의 세기는 물론 위상까지 제어할 수 있어, 스크린의 앞이나 뒤 허공에도 영상을 만들 수 있다"며 홀로그램의 기본 원리를 설명했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3D를 구현하는 많은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3D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안중권 전문연구원은 "사람은 물체의 깊이를 인식할 때 양안의 시차, 두 눈동자의 각도, 초점 조절, 운동 시차 등 많은 깊이 인식 단서들을 활용한다"며 "대부분의 3D 디스플레이 방식은 이들 단서 중 일부만을 제공하지만, 홀로그램은 빛을 완벽하게 복제해 모든 깊이 인식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물체가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홀로그램 기술은 격리 병동 환자를 위한 병문안, 가상 설계도, 내비게이션, 고대 유물 구현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다만 화면을 키우면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가 좁아지고, 반대로 각도를 넓히면 화면이 작아지는 한계를 갖고 있어 실제 활용이 제한돼 왔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은 이러한 좁은 시야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BLU(Steering-Backlight Unit)'라는 특별한 광학 소자를 개발했다.
원강희 전문연구원은 "S-BLU는 빛을 한 방향으로만 직진하게 하는 C-BLU(Coherent-Backlight Unit)라는 얇은 면 모양의 광원과 광선의 범위를 변경할 수 있는 빔 편향기로 구성돼 있다"며 "기존 10인치형 4K 해상도 화면은 0.6도의 아주 좁은 시야각을 제공하는데, S-BLU를 이용하면 관찰자 방향으로 영상을 꺾어 시야각을 약 30배 넓힐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연구원들은 홀로그램 계산을 단일 칩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를 이용해 4K 홀로그램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홀로그램 계산에는 여러 방식이 존재하는데, 이번 연구로 개발된 계산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점 단위 연산 대신 면 단위 연산을 사용한다. 정보 유실을 막고, 과도한 샘플링을 하지 않는 조건을 적용해 알고리즘을 최적화한 후 FPGA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홀로그램을 계산했다.
이홍석 마스터는 "홀로그램의 생성부터 재생까지 전체적으로 완성된 시스템 구현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보했다"며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연구원들은 실제 일상에서 홀로그램을 원활히 사용하기까지는 연구 개발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상 기술이 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와 그에 맞는 홀로그램 콘텐츠, 촬영 장치와 빅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프로토콜 등의 개발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원강희 전문연구원은 "자동화 기기에 가상의 홀로그램 키패드가 적용되거나, 매장 키오스크에서 상품을 홀로그램으로 선택하는 것과 같이 제한된 용도와 크기로는 조금 더 일찍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며 "홀로그램이 점점 대중화되면 손가락 움직임이나 음성, 눈의 시선 추적, 뇌파 인식 등과 같이 비접촉식 유저 인터페이스가 활발히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