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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자" 쌍용차 "양보 없다" 한국지엠…같은 위기 다른 선택
입력: 2020.10.31 06:00 / 수정: 2020.10.31 06:00
한국지엠 노조가 사측과 진행한 임단협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더팩트 DB
한국지엠 노조가 사측과 진행한 임단협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더팩트 DB

한국지엠 노조 부분파업 강행…잔업도 특근도 거부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던 한국지엠의 노조 파업 뇌관이 결국 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한 주요 생산기지 가동 중단 및 수요 위축 등으로 완성차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노조 측이 부분 파업을 강행하면서 내수 시장에서 실적 발목이 단단히 잡힌 한국지엠은 생산 차질 위기에 직면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 파업을 결정하고, 전날 전반조 근로자들이 4시간 동안 업무에서 손을 뗐다. 노조 측은 다음 달 2일에도 전·후반 근로자가 같은 방식으로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지엠 노조 측은 임단협이 매듭지어질 때까지 잔업과 특근 거부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월 22일 상견레를 시작으로 지난 29일까지 모두 21차례에 걸쳐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되 550만 원으로 제시했던 올해 및 성과급을 7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과 더불어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의 파업 결정과 관련해 한국지엠 측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 추가적인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협력업체를 포함해 수만 명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상 심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추가적인 생산 손실을 야기한 이번 노동조합의 결정에 매우 유감스럽고 또한 매우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2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한국지엠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 역시 싸늘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분파업으로 최소 3000대 이상의 추가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누적 생산 손실 6만 대에 이어 파업 부작용까지 더해질 경우 다수 부품협력업체들의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로 한국지엠 협력 부품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1, 2차 협력업체들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라며 "임단협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유동성에 취약한 협력 업체들이 잇달아 부도에 직면하는 등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라며 조속한 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4월 동종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2020년 임단협 교섭을 무분규로 타결 상생을 통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오른쪽)와 정일권 노동조합 위원장 /쌍용차 제공
쌍용차 노사는 지난 4월 동종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2020년 임단협 교섭을 무분규로 타결 상생을 통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오른쪽)와 정일권 노동조합 위원장 /쌍용차 제공

한국지엠 노사 간 불협화음은 내수 시장에서 3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의 노사 상생 모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쌍용차 노사는 코로나19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지 중단과 축소 등 경영 쇄신 방안에 합의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 직원 임금 및 상여금 반납, 사무직 순환 안식년제(유급휴직) 시행 등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특히, 쌍용차 노사는 지난 4월 동종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2020년 임단협 교섭을 무분규로 타결, '11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기록을 이어가며 상생을 통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지엠 노조 측의 강경 대응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쌍용차 등 경쟁사에서도 노사 간 상생을 전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음에도 한국지엠 노조는 밀어붙이기식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라며 "공감대를 얻지 못한 노조의 파업은 결국 기업 이미지 실추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사 갈등은 국내 완성차 산업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업계의 가장 고질적이면서 심각한 문제"라며 "한국지엠의 경우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식과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내수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해야 모기업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조차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라며 "노사 분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생산 시설이 제너럴모터스의 '아시아 조립 공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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