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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주가 다이너마이트 없었지만…엔터 '빅4' 시대 열었다
입력: 2020.10.16 00:00 / 수정: 2020.10.16 00:00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빅히트는 시초가(27만 원)대비 1만2000원(4.44%) 하락한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박태진 제이피모간 서울지점 대표이사, 박지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HQ CEO, 윤석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Global CEO,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왼쪽부터) 등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빅히트는 시초가(27만 원)대비 1만2000원(4.44%) 하락한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박태진 제이피모간 서울지점 대표이사, 박지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HQ CEO, 윤석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Global CEO,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왼쪽부터) 등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빅히트의 상장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빅히트, 상장 첫날 4.4% 떨어진 25만8000원에 거래 마감

[더팩트│황원영 기자] 다이너마이트는 없었다. 15일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는 상장과 동시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으로 화끈하게 출발했지만 기대와 달리 4시간여 만에 시초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코스닥시장 30위권에 안착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에 올랐다. 최대 주주인 방시혁 빅히트 의장과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돈방석에 앉았다.

◆ 롤러코스터 탄 빅히트, '따상' 찍고 하락세…외인·기관 쏟아내고 개인 받아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빅히트는 시초가(27만 원)대비 1만2000원(4.44%) 하락한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빅히트가 아쉬운 성적표를 받으면서 디피씨(-19.85%), 초록뱀(-16.01%), 넷마블(-9.87%)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이들은 빅히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관련주로 꼽혔던 종목이다.

빅히트는 공모가(13만5000원) 2배인 27만 원으로 시초가가 결정, 장 개장 직후 상한가인 35만1000원으로 직행했다. IPO(기업공개) 대어로 꼽힌 만큼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하지만 9시 3분을 마지막으로 따상은 끝났다. 30만 원 초반대에 머무르던 빅히트는 오후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25만3500원까지 떨어졌다.

거래량은 폭발했다.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물량은 649만주이며, 거래대금은 약 1조94000억 원에 이른다. 이 중 기타법인은 1675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주식수는 55만8757주에 이른다.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422억 원(19만8644주), 564억 원(12만5788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물량은 개인이 받아냈다. 개인은 2653억 원(87만9559주) 나홀로 순매수했다. 이날 상한가에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손실률이 26.49%에 이른다.

◆ 'IPO 대어' 빅히트, 맥 못 추린 이유

예상치 못한 급락에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7월과 9월 각각 '따상상상'(따상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 '따상상'(따상 후 1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와 비교했을 때 공모주 투자 열기는 뜨거웠기 때문이다.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진행한 빅히트 일반 청약에는 증거금 58조4000억 원이 몰리며 606.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58조6000억 원)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공모주 투자 과열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도, 엔터테인먼트주(엔터주) 한계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초기 고점을 찍고 하락했다. 기관 의무보유물량이 해제되면서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이를 선행 학습한 투자자들이 신중한 매수에 나섰고, 상장 초반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매도물량이 늘어났다.

빅히트의 공모가가 올해 상장한 다른 기업 대비 높게 형성된 만큼 하락 시기도 빨랐다는 분석도 나왔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와 함께 국내 엔터 3사의 합산 시가총액 규모를 가뿐히 뛰어넘어 비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입영 문제 등 리스크도 반영됐다.

다만, 증권가 목표주가 수준(21만~26만 원)은 유지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33위에 안착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31위), 하나금융지주(32위)에 이은 것으로 삼성화재(35위), 롯데케미칼(36위) 등을 앞선 순위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은 1인당 176억 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 멤버 7인에게 총 47만8695주를 증여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은 1인당 176억 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 멤버 7인에게 총 47만8695주를 증여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돈방석 앉은 방시혁, 주가 전망은?

빅히트 최대 주주(34.7%)인 방시혁 의장은 큰 수익을 거뒀다. 방 의장의 공모가 기준 지분 평가액은 1조6709억 원으로, 따상 당시에는 4조3444억 원까지 두 배 이상 올랐다. 재계 주식부자 순위 6위인 정몽구 전 현대차그룹 회장(4조3436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종가 기준 지분가치는 3조1900억 원으로 최고가 대비 1조 원 이상 감소했으나, 단숨에 국내 연예계 주식 부호 1위를 꿰찼다.

방탄소년단 7명의 보유지분 가치도 1364억 원으로 늘었다. 1인당 179억 원 규모다. 앞서 방 의장은 멤버 7인에게 총 47만8695주를 증여했다.

주가 추가 하락의 여지는 남아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한 확약 물량이 풀리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 같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15일 확약 물량 20만5463주(4.80%), 1개월 확약 물량 132만2416주(30.88%) 등이 연이어 시장에 풀린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70%대에 이른다는 점도 약점이다.

이날 국내 엔터 업종도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에스엠(-6.73%), JYP엔터테인먼트.(-5.29%), YG엔터테인먼트(-6.75%) 등 엔터테인먼트 3사가 모두 약세로 거래를 끝냈다. 빅히트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엔터주 전반이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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