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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새로운 내용 없었다…주가는 급락
입력: 2020.09.23 15:34 / 수정: 2020.09.23 15:34
테슬라가 23일(한국 시간) 미국 현지에서 주주총회 겸 배터리데이 행사를 전세계 생중계로 진행했으나 30만 명이 라이브를 시청하는 등 주목도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테슬라가 23일(한국 시간) 미국 현지에서 주주총회 겸 배터리데이 행사를 전세계 생중계로 진행했으나 30만 명이 라이브를 시청하는 등 주목도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23일 '드라이브인' 배터리데이, 배터리 혁신 기술 의지 확인에 그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미국에서 열린 올해 '테슬라 배터리데이'가 국내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발표일이 확정되지 않은 향후 배터리 기술 혁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을 제외하고는 전보다 새롭거나 양산화 단계에 돌입할 구체적인 내용 등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사말에서 완전 자율주행차를 한 달 뒤 발표하겠다는 발언이나 기존보다 절반 가량 가격이 낮은 새 원통형 배터리 셀 '4680' 등에 대한 자신감 등은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행사가 열린 것도 볼거리였다.

테슬라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주주총회(주총) 겸 배터리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관심을 모은 머스크 CEO는 주총 이후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주주들 앞에서 연설과 발표를 이어갔다.

머스크 CEO는 배터리데이 본행사가 시작된 후 테슬라 엔지니어와 함께 테슬라가 향후 2~3년 간 만들어간 배터리 기술에 대한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기존 배터리보다 성능이 좋고 가격이 싼 제품을 만들어 반값 수준에 전기차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머스크 CEO는 이날 배터리데이에서 "지난해 50%의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도 매우 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캘리포니아 산불 등 생산에 차질을 빚은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올해는 테슬라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한 해인 것 같다. 다만 이에 대한 혁신적인 대응으로 상당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 해를 평가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3일 미국 실리콘배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글로벌 전기차 완성차 업체의 경쟁사들을 언급하며 이보다 뛰어난 성능과 기술력에 자신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테슬라 라이브 캡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3일 미국 실리콘배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글로벌 전기차 완성차 업체의 경쟁사들을 언급하며 이보다 뛰어난 성능과 기술력에 자신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테슬라 라이브 캡쳐

다만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후 반응은 부정적이다. 머스크가 강조했던 방식이 기존에 나왔던 형식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배터리데이 이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전고체나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언급이나 계획 발표 등도 이날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머스크 CEO가 배터리데이 전날인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 글로벌 배터리 업체에 주문량을 더욱 늘리겠다"도 언급하면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 중 하나가 LG화학이고 행사 직전에도 언급했기 때문에 LG화학은 물론, 테슬라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완성차업체인만큼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관련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처럼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후 부정적인 반응들은 테슬라를 포함해 관련주들의 이날 장중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테슬라는 배터리데이 전후 장중 5.6 가량 하락했으며 이후 뉴욕증시에의 시간외 거래에서도 7% 가량 추가 하락했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후 테슬라가 시총이 2시간 만에 200억 달러(약 23조 원) 줄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추가 하락까지 더하면 하루에 500억 달러 가량 시총이 감소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도 장중 하락세를 보였다. Q&A를 포함한 테슬라 미디어 데이가 끝난 시간인 9시 45분 기준 LG화학(-2.50%), 삼성SDI(-2.24%), SK이노베이션(0.66%) 등이 장중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날 오후 3시 기준에서도 각각 2.19%, 3.31%, 0.63% 전일 대비 하락하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는 추첨을 통해 선정된 테슬라 주주들이 테슬라 자동차를 타고 나란히 주차해 자리르 메우고 머스크 CEO가 등장했을 때에는 경적을 올리는 등 드라이브인 배터리데이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행사장을 찾은 테슬라 주주들이 주총 이후 배터리데이 본행사에 앞서 휴식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 /테슬라 라이브 캡쳐
23일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열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는 추첨을 통해 선정된 테슬라 주주들이 테슬라 자동차를 타고 나란히 주차해 자리르 메우고 머스크 CEO가 등장했을 때에는 경적을 올리는 등 '드라이브인' 배터리데이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행사장을 찾은 테슬라 주주들이 주총 이후 배터리데이 본행사에 앞서 휴식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 /테슬라 라이브 캡쳐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데이 이후 관련 주가가 떨어진 것은 이날 행사의 주가 됐던 배터리 혁신 기술에 대한 의지도 아직 자체 생산 체제를 갖추려면 3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주식 역시 배터리 데이 초반만 해도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에 4% 가량 오르기도 했으나 바로 급락했다.

관심을 모았던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해서도 업계의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수급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생산에 돌입하기도 하지만 자체적인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인프라 등에 애를 먹으면서 철수했던 사례가 흔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날 배터리 생산 로드맵으로 내년 말 10GWh에서 10년 뒤 300배인 2030년 3000GWh(3TWh)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과감한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이날 배터리데이를 통해 자신들이 지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를 원했지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늘 그랬듯이 머스크 CEO의 약속은 엄청났다. 성능을 올리고 가격을 낮춰 대규모 공장을 짓거나 자체 생산 배터리를 10년 안에 300배 늘리겠다는 발언들이 현실화한다면 가공할 만한 일이다. 다만 현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배터리 공급사에게 공급 가격을 낮춰달라는 신호로 보는 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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