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 중인 점포 매각 작업이 노조 측의 반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안산점 매각 앞두고 안산시 조례 계정…홈플러스 "문제 없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홈플러스가 경영 위기 극복 전략의 일환으로 내놓은 '점포 매각안'이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안산시가 홈플러스 안산점 매각 저지를 위해 주상복합건물 용적률을 낮추는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노동조합과의 갈등까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안산시, 조례 개정안 가결…주상복합 개발 계획에 '몽니'
21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의회는 지난 18일 일반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 개발 용적률 기준을 1100%에서 400%로 낮추는 내용의 '도시개발계획 조례 개정안'을 본 회의에서 가결했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관내 일반상업지역 6곳, 16만4000㎡가 새로운 용적률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 홈플러스 안산점도 포함된다.
업계는 해당 개정안이 '홈플러스 안산점 매각을 겨냥한 핀셋 규제'라고 보고 있다.
실제 개정안은 홈플러스가 화이트코리아에 안산점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후 논의 및 추진됐다. 화이트코리아가 홈플러스 안산점 부지를 주상복합건물로 개발할 계획이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일각에서는 화이트코리아의 안산점 개발 계획이 지연 내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적률이 3분의 1로 줄어들면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성이 나오지 않아, 사업 추진을 연기 및 조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노조는 "안산점 폐점매각 저지는 안산지회 조합원들의 헌신적인 투쟁과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광범위한 지지와 동참, 그리고 민의를 적극 반영한 정치권과 지자체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처가 맞물려 이뤄낸 성과"라며 "무엇보다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홈플러스 전 구성원의 단결된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용적률 최소 900% 이상을 예상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화이트코리아의 개발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용적률이 400%로 제한될 경우 개발이익이 대폭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벌써 계약 파기와 계약금 반환소송 등 법적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21일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 전 기습파업을 예고했다. /이민주 기자 |
◆ 노조, 추석 전 파업 예고 "투자금 회수 목적의 점포 매각 중단해야"
노조와의 갈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점포 매각을 둘러싸고 연일 반발하고 있다.
안산시 조례 계정에도 노조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달 8월 안산시의회를 방문해 조례 개정을 요구했으며, 최근에는 점포 매각을 중단하라며 청와대 앞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21일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홈플러스 노조)는 운영사인 MBK파트너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계획 등을 발표했다.
요구사항은 △홈플러스 점포 매각의 완전 철회와 △MBK파트너스의 1조 원 투자 약속 이행이다.
노조는 "이번 폐점·매각 계획은 MBK의 2차 투자금 회수계획이다. 부동산개발업자들과 손잡고 약 1조 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이라며 "홈플러스를 담보로 하거나 폐점·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계획을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 인수 이후 현재까지 MBK가 팔아먹은 홈플러스 부동산만 무려 2조2000억 원에 달한다"며 "위기 극복은 답은 MBK의 1조 원 투자약속 이행에 있다. MBK는 인수 당시 약속대로 1조 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추석 전 기습파업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 측은 "전 조합원은 추석 전 기습파업을 통해 MBK 폐점매각계획의 무산을 전 구성원과 국민들에게 알릴 것"이라며 "홈플러스 이익금으로 빚 갚고 이자 내는 MBK의 도둑질을 중단시키고 임금 단체 협상 투쟁 승리를 향한 막바지 싸움을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이번 안산시 조례 개정안 통과가 안산점 매각 일정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안산시 조례는 개정됐지만 그보다 훨씬 전에 이미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미 계약금도 들어왔다"며 "(안산점 매각과 관련해) 아무 영향도 없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