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제공 |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윤순진·류영재 사외이사 추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다. KB금융 노조가 네 번째 도전에 나섰으며, 캠코, 기업은행 등 사외이사 임기 만료도 돌아오고 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소수주주권을 통해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가 법으로 보장된 소수주주권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를 취사 선택하는 부작용이 확인되어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며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B금융지주 이사회의 구성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금융회사 이사회의 구성은 법령상 소수주주권 행사 자격을 갖춘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가 포함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하며, 금융회사들의 주주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번이 네 번째 시도이다. 그동안 조합은 노조와 함께 2017년부터 세 차례에 거쳐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추진했지만, 두 번은 주총에서 부결, 지난해에는 자진 철회했다.
KB금융지주는 단 1주의 주식만을 보유해도 사외이사 예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운영 중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주총에서 힘을 얻기 위해 지분도 늘렸다. 우리사주 지분은 지난해 3월 0.6%에서 올 6월 말 1.2%로 확대됐다.
지난 7월에는 우리사주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10억 원 규모로 KB금융 주식을 추가 매입키로 하는 등 매월 직원 출연 등을 통해 계속해서 지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분 매입은 당장 다음 주총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11월 20일 주총에서 의결권을 얻으려면 주총 시점까지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해야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노조추천 이사제'가 재추진되고 있다. /더팩트 DB |
'노조추천이사제'는 KB금융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캠코 노조는 지난달 사외이사로 한 인사를 추천했지만 이 인사는 낙마했다. 그러나 11월 28일 안태환·정권영·임춘길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면서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 역시 임기 만료가 도래한 사외이사가 있어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기업은행 노사는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기업은행의 김정훈, 이승재 사외이사는 각각 내년 2,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과 노조도 꾸준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 말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주주제안'으로 변경한 바 있으며, 경영 참여를 위해 지분을 계속해서 확대 중이다. 현재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의 보유 지분은 7.44%다. 다만 정부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 등이 마무리된 후에 본격적으로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들의 '노조추천이사제' 추진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다"며 "최근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어 분위기가 바뀌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노조의 입김이 세진다면 빠른 지나친 경영권 개입, 의사결정 난항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