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상반기 평균 직원 급여는 1억894만 원이다. 연봉으로 단순 계산하면 전 직원이 평균적으로 2억 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업계 내 연봉은 최고 수준…근속은 가장 짧아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증권사 중 가장 연봉이 높은 곳은 업계 1위(자기자본규모)인 미래에셋대우도, 탑3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도 아닌 메리츠종금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성과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메리츠증권이 성과에 따라 높은 연봉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성과주의에 따른 스트레스로 근속은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나 메리츠증권을 두고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상반기 평균 직원 급여는 1억894만 원이다. 연봉으로 단순 계산하면 전 직원이 평균적으로 2억 원 정도를 받는다. 본사 영업직 기준 상반기 평균연봉은 무려 2억36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연봉 기준으로 보면 4억 원을 넘어선다.
이같이 직원들의 연봉이 높을 수 있는 것는 증권업계가 일반 회사에 비해 성과에 따라 상여급과 인센티브를 주는 보상체계를 갖고 있어 가능하다. 대부분 직원이 연차나 진급에 따라 연봉이 높아지는 일반 기업들과 성격이 다르다. 실제로 증권사들이 공시한 보고서를 봤을 때 직원이 CEO의 연봉을 넘어서는 사례는 흔히 발생해왔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조직을 슬림화하고 인재영입과 보상에 높은 비용을 할애함으로써 영업력을 높이는 인력운영방식을 지속해 왔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서울 5곳, 대구와 부산에 각각 1곳 등 총 7개 대형 점포를 운영 중이다. 비슷한 규모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93곳에 지점을 보유 중인 것에 비교하면 극히 대비되는 수치다.
그러나 개인능력에 극도로 많은 기대를 거는 구조다 보니 업무가중도와 피로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여금 비율이 많아 연봉이 높아질 수있는 것이 업계 특성이긴 하지만 메리츠증권의 경우 직원이 오래 근무하지 않는 회사라는 인식이 있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근속년수는 업계에서 가장 짧다. 올해 1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직원 평균 근속년수는 6년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11년, 10년을 나타냈는데 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초대형 IB인 대형 증권사 5곳의 평균 근속연수는 11년 정도다. 은행권은 이보다도 길어 평균 15년 가량을 나타내는데, 이에 비하면 메리츠증권의 근속은 금융투자업계 전반으로 넓혀도 짧은 편이다.
성과주의의 그늘로 고용안정성 역시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타사 대비 계약직 숫자가 월등히 많다. 메리츠증권의 전체 직원 가운데 62%가 계약직으로,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의 계약직 비율이 30% 안팎인 것에 비교해 높은 수치다. 또한 직원 수가 비슷한 대신증권(29%)에 비해서는 2배 차이고, 회사 규모가 비슷한 삼성증권(7%)과는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한 이유로 메리츠증권은 "직원 대부분이 수시 혹은 경력 채용을 통해 계약직으로 입사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제도를 없애고, 수시 채용 제도를 도입해 직원을 선발해 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조직을 슬림화하고 인재영입과 보상에 높은 비용을 할애함으로써 영업력을 높이는 인력운영방식을 지속해 왔다. /더팩트 DB |
이를 바라보는 업계 내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먼저는 실적 인센티브를 극대화한 반면, 기본급은 최소화하는 방침에 그만큼 고용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직 전환을 늘리는 등 고용안정화를 높이자는 정부의 방향과 어긋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 비율이 높은 연봉구조를 지녀 개인별로 명확한 기준 아래 성과급을 지급하기에 경쟁이 심하고 고용안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는 반면 개인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책임 또한 명백할 것이다"고 말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인건비 축소효과도 있다. 부담이 큰 정규직 직원 대신 기간제 인력을 늘리면 고정 비용부담이 일부 감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히려 일반 직원이 계약직으로 일하며 연차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직급이나 연봉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증권업계 전반에는 성과주의가 잘못됐다는 시선은 아니다"며 "어차피 증권사는 이직이 잦고 성과에 의해 임금을 받는 체계가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이다"고 설명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