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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아파트 부실하자 논란…'후분양' 답일까?
입력: 2020.09.04 15:00 / 수정: 2020.09.04 15:00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공사 논란이 잇따르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후분양 도입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공사 논란이 잇따르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후분양' 도입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아파트 하자 절반 이상 마감공사에서 발생…후분양 의미 없어"

[더팩트|윤정원 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공사 논란이 잇따르면서 '후분양'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기대감을 품고 새 아파트에 입주했으나 곳곳에서 하자 문제가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은 불만 일색이다.

현대건설이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향산리 일대에 지은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1‧2단지'는 최근 아파트 천장에서 쓰레기를 쏟아내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1단지는 지상 21층, 24개 동, 전용면적 88㎡~160㎡, 총 1568가구 규모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2단지는 지상 21층, 28개 동, 전용면적 87.93~159.3㎡, 총 1942가구로 구성된다. 도합 3500가구가 넘는 두 단지는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입주와 동시에 입주민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4일 입주민 카페 등에 따르면 한 입주민은 거실 천장 시스템에어컨 인근에 실내등을 설치하기 위해 천장에 구멍을 내다가 천장 위에 있는 쓰레기들을 발견했다. 천장 위에는 여러 개의 대형 봉투들이 방치돼 있었다는 전언이다. 천장 위 쓰레기는 다른 세대에서도 발견됐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에서는 누수현상 또한 확인됐다. 지하주차장과 기계실에 물이 들어오는 데다 세대 내 실외기실과 방에도 빗물이 유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천장에 쓰레기 있다는 것은 확인 중이다. 에어컨 공사하시는 분들이 쓰레기를 놔두신 건지, 작업자가 둔 것인지 알아보고 있다. 천장을 전수검사하는 것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누수의 경우 최근 장마에 태풍까지 겹친 영향이다. 민원이 접수돼 보강작업을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소재 주거형 오피스텔에서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누수에 따른 내부 벽지 들뜸 현상, 단지 내 대형 공조기 설치 등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이달에는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에서도 입주 예정자들이 균열과 결로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해당 단지의 입주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으나, 공정률 70~80% 공사 마무리 단계에서 하자가 발생하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입주 예정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후분양이 하자 논란을 누그러뜨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더팩트 DB
하지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후분양이 하자 논란을 누그러뜨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더팩트 DB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단지에서 연이어 부실공사 및 하자 논란이 일자 후분양의 도입 필요성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아파트 후분양제는 선분양과 대응하는 것으로, 주택 구매자가 완성에 가까운 실물을 확인한 뒤 주택을 구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건설사가 전체 공정의 60~80% 이상이 진행된 뒤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에게 집을 선보인 뒤 분양하는 제도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및 입주자 예정 카페 등에는 "요즘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들은 사전 점검 때도 엉망인 데가 너무 많고 층간소음도 장난이 아니다. 선분양제에서는 건설사에서는 돈을 다 받은 입장이라 아쉬울 게 없다. 반드시 후분양으로 바뀌어야 한다", "후분양을 하면 건설사들이 이런 식으로 절대 공사 못 한다. 부실시공 소문나면 아파트값이 똥값이 될 텐데", "대형 건설사 간판만 달고 있지, 다 하청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짓는 아파트다. 부실시공 피하려면 후분양이 답이다"라는 등의 지적이 즐비하다.

하지만 후분양제로 전환되더라도 하자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의 하자 50~60%가 창틀이나 벽지 등 마감공사에서 나온다. 지금 정부가 정해놓은 후분양제로 전환된다 해도 공정률 70% 수준에서 주택 확인이 가능하다는 소리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분양, 후분양을 왈가왈부하기 이전에 하도급 업체에 일을 맡기는 원도급사가 철두철미하게 현장을 관리감독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에 후분양을 말하면 항상 공사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적정공사비를 주면 후분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공사비를 높여주면 건설사 뒷주머니에 돈이 더 채워지는 것밖에 더 되지 않는다"라면서 "대한민국은 불신과 페널티의 사회다. 감시·감독체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방법이다"라고 언급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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