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반전세의 비중은 14.3%(868건)로 집계됐다. /이새롬 기자 |
거래 절벽 가시화…반전세 14.3%로 '올해 최고'
[더팩트|윤정원 기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반전세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월세 계약건수는 급격히 줄어드는 추이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1일∼30일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중 반전세의 비중은 14.3%(868건)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10.1%)과 비교하면 4.2%포인트, 6월보다는 4.4%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송파구의 반전세 비중이 지난달 14.4%에서 이달 42.8%로 크게 상승했다. 송파구는 지난달 전셋값 상승률이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1.74%에 달한 곳이다. 서울에서 강동구(2.0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송파구를 비롯해 강남구(15.6%). 서초구(14.0%) 등 최근 전셋값이 많이 오른 강남 3구와 강동구(14.0%), 마포구·관악구(14.9%), 성북구(16.4%) 등이 반전세 비율이 높은 구에 속했다.
앞서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2252건 가운데 12.3%인 278건은 반전세 계약이었다. 반전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이달 들어 신고된 11건의 임대차 계약 중 7건이 반전세였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구의현대2단지'는 이달 거래된 3건의 임대차 계약이 모두 반전세 형태로 이뤄졌다.
반전세 비중이 높아지는 사이 순수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월 74.1%에서 지난달 73.1%, 이달 72.7%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를 급격히 월세로 돌리기에는 충격이 커 앞으로도 보증부 월세 형태의 계약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8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
반전세 계약이 많아진 것은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세입자들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로 돌려 세금 부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전세매물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고, 이는 전월세 임대차 계약건수에서도 드러난다.
8월 1일∼30일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이다. 역대 최저 기록이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임대차 거래가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전월세 계약건수는 지난달(1만1600건)과 비교하면 47.6% 감소했다. 추가로 신고될 가능성이 있지만 계약건수는 1만 건 미만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올해 들어 1월 1만5968건에서 2월 1만9396건으로 증가해 정점을 찍은 뒤 3월∼6월 1만3540건∼1만3776건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다가 7월 1만1600건으로 감소했고, 이달에는 내림폭을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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