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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국내 배터리 소송서도 '승기'…美 ITC 최종 판결 영향 미칠까
입력: 2020.08.28 00:00 / 수정: 2020.08.28 00:00
지난해 4월 LG화학이 미국 ITC와 델라웨어 지방연방법원 등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이 오는 10월 최종 판결을 앞두고 LG화학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4월 LG화학이 미국 ITC와 델라웨어 지방연방법원 등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이 오는 10월 최종 판결을 앞두고 LG화학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팩트 DB

'패색 짙은' SK이노, 서울중앙지법 패소 판결 후 항소 입장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승기를 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법원이 LG화학에 유리한 판결을 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은 즉시 항소했으나 패소 위기에 몰려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3부는 27일 오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관련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소 취하 청구는 각하됐고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역시 기각됐다.

LG화학은 판결 후 SK이노베이션의 국내 법원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국면 전환을 노린 무리한 처사였다고 꼬집었다.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주주 및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이번 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향후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오는 10월 5일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둔 미국 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청구된 민사소송 등에 대해 배터리 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를 끝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양 사의 대립각은 첨예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진행 중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항소할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부제소합의 위반 소송' 판결 결과 패소 판결을 받은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판결이유를 분석해 상급심에 항소하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쟁송의 대상이 된 지난 2014년 맺은 양사간 부제소합의는 세라믹코팅분리막 특허에 대해 국내∙외에서 10년간 쟁송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였다"며 "판결 내용에서 이슈가 된 특허 KR310 - US517 특허의 관련성에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하고, 판결문을 분석하여 항소 절차에서 회사 주장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3부는 27일 오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관련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더팩트 DB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3부는 27일 오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관련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더팩트 DB

SK이노베이션의 항소에 따라 상급 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이날 민사소송 판결과 별개로 LG화학과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50대 50 구도가 아닌 패색이 짙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입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올해 2월 미국 ITC에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판결 요청을 ITC가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최종 판결을 뒤집기 어려워졌다"며 "만약 양 측이 합의점을 찾는다면 소송전 양상과 별개로 사업성을 유지할 수 여지는 있으나, 여전히 LG화학이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이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미국 ITC 및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한하면서 시작된 양 사의 '배터리 소송전'은 1년 간 서로를 겨냥한 주장을 펼쳐오면서 팽팽한 국면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올해 11월 ITC가 LG화학이 요청한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판결 예비결정을 내리면서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운 상황이다. 만약 ITC가 최종 판결에서 LG화학에 손을 들어준다면 배터리 사업 후발주자로 미국 내 사업 보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던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배터리 부품이나 소재 등에 대한 수입 금지 효력에 따라 사업 철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ITC의 최종 판결은 10월 5일로 계획돼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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