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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근의 Biz이코노미] '부동산 훈수' 법무장관, '기업 뒷전' 경제부총리
입력: 2020.08.25 00:00 / 수정: 2020.08.25 00: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은 최근 SNS에 일반 주부와 젊은 층을 투기 세력으로 단언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구설에 올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2일 역대급 낙제 수준의 고용통계가 발표된 당일 고용 상황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 정책을 자찬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해 논란을 키웠다. /더팩트 DB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은 최근 SNS에 일반 주부와 젊은 층을 투기 세력으로 단언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구설에 올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12일 역대급 낙제 수준의 고용통계가 발표된 당일 "고용 상황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 정책을 자찬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해 논란을 키웠다. /더팩트 DB

文 정부 각료들의 '일탈', 경제 살리기 의지 있기는 한가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민(초등)학교 시절, 새 학년을 맞이할 때면 가장 먼저 반마다 반장을 뽑았다. 이어 부반장, 미화, 총무, 학습부장 등 학급 운영에 필요한 직책을 하나 둘씩 채웠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어린 선출자들은 1년이라는 임기(?) 동안 교실 내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소임에 충실했다.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국정 운영 실태를 보고 있자면, 당시 어린 학생들이 보여줬던 '책임 의식'이 되레 더 진중하게 느껴진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와 더불어 최대 국정 현안으로 떠오른 과제는 단연 부동산 이슈다.

폭등하는 집값이야 당연히 정부가 앞장서 바로 잡아야 할 문제며 이를 주관해야 하는 곳은 중앙 행정기관인 국토교통부다. 그러나 여타 관계부처 장관들의 행태를 보면 과연 정부가 원하는 게 '집값 안정화'인지, '논란 키우기'인지 궁금해진다.

안팎의 쓴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달째 부동산 문제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훈수 두기에 바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최근 일반 주부와 젊은 층을 투기 세력으로 단언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려 또다시 잡음을 키웠다. 코로나19 관련 범죄행위에 '구속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월권 논란에 불을 지핀 지 3일 만이다.

'맡은 바 책임'에 대한 평가도 아직 제대로 받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 이슈 메이킹에 관심을 더 두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정부의 경제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2일 역대급 낙제 수준의 고용통계가 발표된 당일 "고용 상황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동상이몽격 발언으로 실망감을 안겨준 바 있는 그는 수개월째 부동산 관련 세금 정책에만 몰두해왔다. 부동산 정책에 자화자찬을 늘어기에 바빴던 그가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이후 이제는 나랏돈 풀기에 초집중하고 있다.

정작 고용률을 비롯해 나라 경제 지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 환경 돌보기는 뒷전이다. 현 정권 출범 초기 정부 경제 수장이 그나마 주요 그룹 총수들과 잇달아 만나 소통에 나서며 민관을 잇는 교두보 역할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과연 같은 자리에 있는 인사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경제계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나온 지도 수년째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 거대 여당은 공정거래법과 상법, 유통산업발전법 등 경영 발목을 잡는 법안 추진을 밀어붙이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기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대법원의 기아차 판결로 재계 안팎에서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기업 경영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판결"이라며 절규에 가까운 쓴소리까지 나왔다.

또 이날 무려 5년에 걸친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무혐의로 결론 나면서 기업을 상대로 한 무분별한 수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계부처 수장 누구 하나 정작 기업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경제부총리라면, 경제계와 간극을 줄이기 위한 소통 창구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법무부 장관이라면, 이런 시국에 '도 넘은 훈수'가 아닌 법원 내부에서조차 해석이 엇갈리는 통상임금 예외 인정을 위한 노사 신의칙의 판단 근거 기준을 정립하는 데 집중해야 마땅하다.

정부가 진정으로 경제살리기 의지가 있다면 이제라도 각 행정기관 및 수장들의 역할을 바로 잡고, 기업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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