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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적기" 외국계 보험사 '엑소더스' 움직임
입력: 2020.08.24 14:00 / 수정: 2020.08.24 14:00
메트라이프, ABL생명, 동양생명, AIA생명에 이어 라이나생명까지 외국계 보험사들이 연이은 매각설에 술렁이고 있다. /더팩트 DB
메트라이프, ABL생명, 동양생명, AIA생명에 이어 라이나생명까지 외국계 보험사들이 연이은 매각설에 술렁이고 있다. /더팩트 DB

푸르덴셜 2조 원대 팔리자 잇달아 매물 거론 

[더팩트│황원영 기자]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법인이 엑소더스(Exodus·집단탈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계인 라이나생명과 프랑스계 AXA손해보험, 중국계 동양생명·ABL생명 등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회계기준 강화로 직격탄을 맞게된 데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만큼 매각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그나그룹은 한국 자회사 라이나생명 지분 100%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라이나생명은 외국계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국내에 진출한 회사다. 지난해 수입 보험료 기준 업계 13위, 총자산 기준 21위이며 텔레마케팅(TM)을 통한 보장성보험을 주로 판매해왔다. 지난해 기준 자본 가치는 1조6752억 원, 당기순이익은 3509억 원이다.

AXA손해보험도 최근 매각설에 휩싸였다. 프랑스 AXA그룹이 삼성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원매자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AXA손보는 교보자동차보험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과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을 출시해 시장 판도를 바꿔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기준 385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계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지속해서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두 회사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 위탁경영이 연장된 가운데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각설이 불거지자 이들은 모두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악사손해보험 관계자는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사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데다 저금리 기조에 건전성 강화라는 과제가 더해지면서 보험업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앞서 2013년 네덜란드계 ING생명, 2016년에는 독일 알리안츠생명(ABL생명), 영국 PCA생명(미래에셋생명)이 각각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했다. /더팩트DB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했다. /더팩트DB

국내 보험업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외국계 보험사의 매각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 원으로 전년 7조2863억 원에 비해 1조9496억 원(26.8%) 감소했다.

이 와중에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이 업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M&A 열기를 부추겼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를 본 해외 모회사와 IB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생명보험사 중 지급여력비율(425%)이 가장 높고 지난해 기준 140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알짜매물로 꼽혀왔다. 입찰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당초 전망보다 높은 매각가가 형성됐다.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되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역시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주요 원인이다.

IFRS17과 K-ICS의 핵심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한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의 부채도 늘어나기 때문에 고금리 계약이 많은 보험사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KIC-S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사에 노출된 리스크인 요구자본 대비 손실흡수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자본 비율을 최소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가장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것 같다"라며 "강화된 회계기준으로 자본 여력을 추가로 확충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된 계열사를 정리하고 현금 마련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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