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를 한달 여 앞두고 시장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재개될 시 증시 급락을 우려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증시 급락 우려" vs "시장 거품 잡아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공매도 재개'를 한달 여 앞두고 시장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의 안정성을 파괴할 수 있다며 공매도재개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돼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15일부터 금융당국이 막아놓은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다.
공매도는 타인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공매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대한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해 왔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덕에 주식시장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폭락장에 개인들의 기하급수적 매수세 유입이 증시의 빠른 회복을 가져왔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증시가 고꾸라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주식을 다 빼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공매도 반대에 대한 기세는 최근 더욱 거세졌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매도' 키워드와 연관된 국민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3300건을 넘어섰다. 대부분 공매도에 대한 규제 강화 혹은 폐지에 대한 요청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공매도 거래 재개가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공매도 금지 상황에도 이미 개별주식선물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주식의 미래가치 하락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공매도 금지가 해재돼도 공매도 수요가 특별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3일 오전 11시경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금지와 관련된 게시물이 3000건을 넘어섰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형주의 경우 대부분의 종목에서 이미 개별주식선물이 상장돼 있어 공매도 금지에도 매도 포지션(선물 매도)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더라도 대차 공매도를 부추길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또한 오히려 현물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과거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해제된 2009년과 5월과 2011년 11월을 보면 외국인은 오히려 코스피 시장을 순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공매도 장기 중단에 따른 부작용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의 실제 실적과 주가간 괴리율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롱숏전략을 가능하게 해주고 시장 버블을 제어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유출 가능성과 강한 반발 여론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의 연장 가능성도 고려 중인 가운데 각국의 공매도 관련 사례, 국내 학계와 투자자의 의견 등을 고루 살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3일 오후 진행되는 공매도관련 토론회를 열어 학계, 업계, 투자자 등 분야별 패널에게 바람직한 방안을 들어보기로 했다"며 "9월 증권학회 공청회 의견 등을 수렴해 최종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 시장상황과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야 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전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