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은 아직 서울 강남권 아파트 2채 처분 여부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윤정원 기자, 청와대 |
김조원 민정수석, 강남 도곡·송파 잠실 아파트 처분 여부 공식 입장 없다
[더팩트|윤정원 기자] 청와대에 근무하는 다주택자 고위공직자들이 논란 끝에 속속 집을 팔고 있는 가운데 똘똘한 2채를 소유 중인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조원 민정수석은 여전히 아파트 처분 여부나 다주택 보유 사유와 관련해 입을 다물고 있다.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는 김 민정수석이 시세차익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집을 처분할 확률은 희박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지난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 전용면적 84.74㎡(30평형)를 소유하고 있다. 도곡한신은 1988년 7월 준공된 단지로, 5개 동, 421세대, 전용면적 58.46~116.24㎡ 규모다. 시공사는 한신공영이 맡았다.
이 아파트는 현재 17억5000만 원에 시장에 나와 있지만 실상 매물은 없는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해 2월 11억7000만 원(5층), 3월 12억3000만 원(6층)에 거래됐다. 올해 3월 지상 1층은 16억 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도곡한신 인근 H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30평형짜리는 매물이 상당히 귀하다. 현재 17억5000만 원으로 나와 있는 곳이 하나 있긴 한데 집주인이 지금은 18억 원에도 안 팔겠다고 이야기했다"며 "(30평형) 도곡한신 물량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답변했다. 단지 옆 D공인중개업체 관계자 또한 "지난해랑 비교하면 5억 원 정도 차익이 나는 데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1억 원 이상 호가가 높게 형성됐다"며 "계속 가격이 오르는데 내놓을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체 모습. 단지 일대 중개업자들은 도곡한신의 30평형대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고 설명했다. /윤정원 기자 |
김조원 민정수석의 배우자는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전용면적 123.29㎡(47평형)를 갖고 있다. 2005년 1월 지어진 갤러리아팰리스는 3개 동, 741세대, 전용면적 84.44~244.73㎡ 규모로 구성된다. 앞서 시공에는 삼성물산과 한화건설이 참여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월 15억 원(10층)에 거래됐고, 올해 6월 16억8000만 원(11층)에 매매가 이뤄졌다. 현재 해당 평형 매물은 17억 원~20억 원가량에 나와 있다.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인근 M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지난주에 47평형 16층이 17억 원에, 46층이 19억9000만 원에 매매됐다. 층수에 따라 뷰(전망) 편차가 심해서 같은 평형이더라도 보통 3억 원~4억 원 차이가 난다. 며칠 전 14층이 매물로 나왔는데 18억 원 수준이었다. 지금은 물량이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처 M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김조원 민정수석 관련) 기사가 나오고 문의 전화도 많이 왔다. 하지만 나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당일 거래가 끝나는 경우도 이따금 있다"고 설명했다.
김조원 민정수석이 갖고 있는 강남구와 송파구의 아파트는 수년째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주택 보유자들은 내년 6월 전까지는 7·10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시세 차익을 얻은 뒤 내년 상반기께 아파트를 팔거나, 징벌적 수준의 보유세를 부담하더라도 집값 상승률이 이를 우회할 것이라는 생각 하에 매도를 꺼리는 게 일반적이다. 당장 이달 내에 집을 팔아치워야 하는 김조원 민정수석 당사자의 경우에는 막대한 이익을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갖고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한신아파트 /윤정원 기자 |
지난 8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근 논란이 된 주택 매각 문제와 관련해 사과한 뒤 7월 중으로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겠는 입장을 내놨다. 2주택자였던 노영민 비서실장은 앞서 서울 강남3구 소재 아파트 대신 충청북도 청주시 아파트(전용면적 67.44㎡)를 매각하기로 결정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하지만 "똘똘한 1채는 남겨두는 것이냐"는 비난이 들끓자 반포 소재 한신서래아파트(전용면적 45.72㎡) 또한 팔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노영민 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들에게 이달 안에 1주택을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하라는 권고도 덧댔다. 노 비서실장의 발언에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이 가장 먼저 주택 매도 바통을 이어받았다. 윤성원 비서관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아파트(전용면적 83.72㎡)와 세종시 소담동 아파트(전용면적 59.97㎡)를 보유한 2주택자다. 윤 비서관은 지난 12일 "현재 서울에 근무하고 있어 세종시 아파트를 매도하기로 하고 이미 이달 초 계약을 맺었다"며 "이달 중 소유권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성원 비서관까지 주택 매도 방침을 밝히자 대중의 시선은 똘똘한 2채를 갖고 있는 김조원 민정수석에게 더욱 쏠리는 분위기다. 청와대 참모들의 경우 다주택자라 할지라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한 채씩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김조원 수석의 경우 투기의 온상지로 일컬어지는 곳에서 두 채를 보유하면서도 매각 의사 등에 관한 공식 입장을 일절 내놓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2일 "매매 의사가 있는 참모들이 있어 매매가 끝나면 이를 정리해 공지할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13일 <더팩트> 취재진이 김조원 민정수석의 주택 매각 입장에 관해 재차 묻자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말씀드린 게 전부다. 개별로는 입장을 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보유세 증감은 2021년 6월부터 해당한다. 한 1년 정도만 버티면 2022년 대선이 치러진다. 정권이 바뀌면 부동산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에 김조원 민정수석의 경우 주택 매도를 계속해 미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여론의 따가운 눈총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강남 도곡과 송파 잠실에 똘똘한 2채를 갖고 있는 김조원 민정수석은 2채 중 1채도 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매도를 최대한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garde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