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팩트 DB |
다음달 세법개정안 발표…강력한 부동산 세제 방안 예고
[더팩트|윤정원 기자] 정부가 다음달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 전세보증금 과세 대상 확대, 비과세 적용 조건 강화,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 상태다.
25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갭투자를 막기 위해 3주택자 이상에만 적용되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 대상이 2주택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보증금 과세 대상을 확대하면 현금부자도 규제의 칼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전세보증금에 소득세를 부과하면 그간 소득이 없던 다주택자 주부 등은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생길 수 있다.
양도세를 부과할 때 실거주 요건은 더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시가 9억 원 이하 1주택자가 2년간 보유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거주기간과 상관없이 보유기간 기준(10년)으로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다주택자는 15년 보유 시 최대 30% 공제가 가능하다. 정부는 비과세 적용을 받기 위한 기간과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무산된 종합부동산세율 강화법안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크다. 앞서 민주당에서 발의했던 종부세 인상안은 △공시가격 9억 원 이상의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 중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을 기존 대비 0.1~0.3%포인트 인상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포인트 인상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300%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바 있다.
정부가 예고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더팩트 DB |
아울러 정부는 부동산신탁을 이용한 종부세 회피 방안을 막는 지방세법 개정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종부세가 포함된 지방세는 신탁업을 대리하는 수탁자(신탁회사 등)가 세금을 낸다. 지방정부의 행정 효율화를 위함이지만 이로 인해 종부세 부담을 줄이는 꼼수가 발생했다. 고가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이 일부 주택을 신탁법인에 맡기면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누진세율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소유주를 나누면 세율이 낮아진다.
그러나 실거주자 위주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해 집값 과열을 부추기는 다주택자나 갭투자자의 세부담을 늘린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온라인 뉴스 및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3년간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이 뛴다. 이 정도면 일부러 집값을 올리려고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본주의 시장질서를 정부가 개입해 막으려 하니 부작용만 생기는 꼴이다", "이제는 세금으로 재정을 메꾸겠다는 심산인가"라는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주를 이룬다.
기재부 세제실이 내놓은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3차 추가경정예산 기준)는 279조7000억 원이다. 지난해(293조5000억 원) 대비 13조8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00조7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7000억 원가량 세금이 덜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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