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에서 진행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국적을 불문하고, 인재 영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률 기자 |
삼성전자, 세바스찬 승 교수 삼성리서치 소장 내정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선행연구를 주관하는 싱크탱크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평가받는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내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삼성전자 세트 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으로 글로벌 15개 연구거점에서 연구개발 인력들이 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신기술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융복합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에 대한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이후 첫 사례인 만큼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인재 경영'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 소장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 설립된 글로벌 15개 연구개발(R&D)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과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한다.
삼성리서치 소장에 내정된 세바스찬 승 교수는 앞으로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 설립된 글로벌 15개 R&D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과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한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관계자는 "AI분야 최고 전문가인 승 교수를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선임함으로써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AI 기술력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과 전략을 고도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 소장은 그간 학계에서 쌓은 경험과 뛰어난 연구 능력, 폭넓은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선진 연구자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한 미래기술 연구 역량을 증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승 소장은 뇌 기반의 AI 연구를 개척한 글로벌 석학으로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로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해 왔다. 특히, 승 소장은 5G·바이오·전장부품과 더불어 AI를 4대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낙점한 이 부회장의 외부 인사 영입의 첫 단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경영에 나서며 글로벌 석학들을 직접 만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상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핵심인재 영입에도 직접 나섰다. 당시 위구연 하버드대학교 교수, 다니엘 리 코넬공대 교수 등과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승 소장은 삼성 리서치에서 미래기술 전략 수립 및 선행 연구 자문, 글로벌 AI센터 설립 및 우수인력 영입에 이바지해왔다.
지난해 4월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을 바라보는 세바스찬 승(승현준) 소장 /삼성전자 제공 |
지난해 11월에도 이 부회장은 승 소장과 더불어 AI 분야 구루(대가)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학교 교수와 만나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 등에 관해 논의 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가자"고 당부하며 이들과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했다.
이 부회장이 추진하는 외부 인재 영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서초사옥에서 진행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라며 "국적을 불문하고, 인재 영입에 집중해 그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발표 이후 삼성이 발 빠르게 AI 핵심인재 확보에 나서면서, 삼성의 핵심 미래 사업인 AI에 대한 연구 역량과 더불어 AI 구현에 핵심적인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제고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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