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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 오리온 제주용암수…업계 "제주도와 분쟁 불씨 여전"
입력: 2020.06.01 05:00 / 수정: 2020.06.01 05:00
오리온은 최근 제주도가 상생협약 체결을 조건으로 허용 원수량을 1일 200t으로 한정, 국내 판매를 허용해주면서 공장 재가동에 나섰다. /이민주 기자
오리온은 최근 제주도가 상생협약 체결을 조건으로 허용 원수량을 1일 200t으로 한정, 국내 판매를 허용해주면서 공장 재가동에 나섰다. /이민주 기자

제주도 "국내 생산량 변경 어려워" vs 오리온 "시장 확대할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오리온이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제주도와 잠정 합의를 하고 생산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양측 간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 직격탄을 맞은 데다 오프라인 판매가 허용된 국내 시장에서도 일생산량 제한에 판매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계약이 끝나는 1년 후에 취수 허용량 등의 조건을 두고 양측이 다시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최근 제주도가 상생협약 체결을 조건으로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허용해주면서 공장 재가동에 나섰다. 제주용암수는 오리온이 제주의 염지하수를 원수로 이용해 만든 프리미엄 미네랄 워터다.

지난해 12월 오리온이 야심 차게 출시한 제주용암수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삼다수와 경쟁, 제품 판매 수익에 대한 사회공헌에 대한 견해차 등으로 국내 판매 허용 여부를 두고 제주도와 기 싸움을 벌여온 것.

오리온의 '태도 변화' 역시 갈등을 키웠다. 오리온은 애초 해외 수출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1월 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물 시장 '빅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생수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제주도 측에서 중국 등 해외 사업을 목적으로 제주용암수 개발 및 판매권을 준 것이라고 반발하자 오리온은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 판매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양측은 국내 판매용을 위한 용암해수 생산량을 1일 300t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지난 1월 30일 잠정 합의에 성공했다. 단 국내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가정배송과 B2B(기업 간 거래), 면세점 판매만 허용됐다.

이후 제주도는 지난달 22일 오리온에 대해 사회공헌 등을 약속하는 상생협약 체결을 조건으로 제주용암수의 매장 판매 및 가정배달, 기업 간 판매(B2B) 등 국내판매를 모두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일 공급 용암해수는 200t으로 제한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위축에 따른 변화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용암수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약 20t이었지만, 올해 들어 5~7t으로 떨어졌고, 재고량은 3300t가량 쌓였다.

제주도 측은 "제주용암수의 재고량은 1년 동안 공장을 가동하지 않더라도 소화할 수 없는 양이었다. 공장 가동이 지난 3월 16일부터 중단되면서 채용된 직원들의 생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허용 원수량을 1일 200t으로 제한하되 오프라인 판매를 일단 허용해주기로 했다. 단 사회공헌 등을 약속하는 상생협약 체결을 조건으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용암수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약 20t이었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매량이 평균 5~7t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진하 기자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용암수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약 20t이었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매량이 평균 5~7t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진하 기자

셧다운 사태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상생에 나섰다는 제주도 측의 설명에도 업계에서는 또 다시 양측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제주용암수의 올해 부진한 해외 수출 실적과 더불어 오리온 측이 드러낸 국내 생수 시장 확대 의지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실제로 오리온의 올해 제주용암수 수출 실적은 지난 3월 호치민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수출한 71t이 전부다.

오리온 측은 "국내 오프라인 판매가 시작되면서 공장 가동도 정상화됐는데 해외 시장 개척의 토대를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 같다"라며 "국내보다 해외 시장이 메인인 건 맞지만, 원래부터 수출만 하겠다는 건 아니었다. 제주도 측과 협의를 통해 전 채널에서 판매가 가능해진 만큼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을 국내 시장에서 모두 판매한다고 해도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은 1.6%밖에 되지 않는다"라면서 "그러나 최근 해외 시장에서 오리온이 거둔 (제주용암수) 실적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급 계약이 1년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향후에 오리온이 제주도 측에 국내 판매를 위한 생산량 확대를 추가로 요구할 경우 다시 갈등이 점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리온의 계약 조건 변경 요청 가능성과 관련해 제주도 측은 "이번 계약은 오리온의 간곡한 재고 요청으로 고심 끝에 힘들게 성사된 것"이라며 "오리온이 국내 판매용 허가 취수량을 늘려 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요청이 있다고 해도) 국내 판매에 대한 계약 조건은 변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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