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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삼양식품, 1분기 '역대급' 호실적…'티 안나는' 오너 빈자리
입력: 2020.05.04 00:00 / 수정: 2020.05.04 00:56
김정수 전 삼양식품 대표는 지난 1월 재판부로부터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삼양식품 제공
김정수 전 삼양식품 대표는 지난 1월 재판부로부터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삼양식품 제공

'오너 부재' 삼양식품, 기업 이미지 제고 과제 어떻게

[더팩트 | 서재근·문수연 기자] 삼양식품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 간편식인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이 점쳐진다.

창사 이래 최고 성적을 예고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이 오너 일가의 경영 복귀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견실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와 같이 오너 일가의 복귀를 위해 내세울만한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4일 금융권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약 2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늘어난 수치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약 28% 늘어난 1536억 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기준 출시 8년 만에 누적 매출액 1조2000억 원, 판매량 20억 개를 기록한 히트상품인 '불닭 시리즈'를 비롯한 라면 제품의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라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삼양식품의 1분기 수출액은 75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5%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 출시 8년 만에 누적 매출액 1조2000억 원, 판매량 20억 개를 기록한 히트상품인 불닭 시리즈를 비롯한 라면 제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 출시 8년 만에 누적 매출액 1조2000억 원, 판매량 20억 개를 기록한 히트상품인 '불닭 시리즈'를 비롯한 라면 제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양식품 제공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호조세가 사실상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초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수익 구조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중국과 미국 등 핵심 거점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까지 더해진 만큼 두자릿수대 매출 성장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가 상쇄할 경우 1분기 때와 같은 상승 곡선을 또 다시 그릴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경우 후베이성에 내려졌던 봉쇄령과 각종 규제가 지난달을 기점으로 하나둘씩 해제되면서 그동안 외식 기피와 식료품 사재기로 인한 라면 실적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와 비교해 코로나19 확산세가 뒤늦게 이어진 미국, 유럽 등의 소비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라면 업계가 2분기 매출도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코로나19가 소강하는 국면이지만 해외는 반대다.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에 더 큰 부담은 불투명한 김정수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이다. 김 전 대표는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실형 선고로 수감 중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으로 '불닭 시리즈' 신화를 만든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김 전 대표가 지난 1월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받으면서 삼양식품은 그간 유지해 왔던 김정수·정태운 각자대표체제를 정태운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18년 3월에 전 회장에 이어 2년 만에 김 전 대표마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오너가(家) 공백' 상태에 빠진 것이다.

성장 동력 발굴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김 전 대표의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한때 식품업계 안팎에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생산설비 증설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등 원활한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고착화를 점치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법무부에 김정수 전 대표의 취업 승인을 요청한 삼양식품은 법무부의 승인 여부에 따라 임시 주총을 열고 김 전 대표의 경영 복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더팩트DB
법무부에 김정수 전 대표의 취업 승인을 요청한 삼양식품은 법무부의 승인 여부에 따라 임시 주총을 열고 김 전 대표의 경영 복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더팩트DB

익명을 요구한 한 식품업계 고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경우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 판매 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라며 "배임·횡령 등 불미스러운 경제범죄혐의로 오너일가가 잇따라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경영 복귀를 추진하다 자칫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부작용 등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 회장과 김 전 대표의 1, 2심 재판부는 선고 재판 당시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로 적법하고 건전하게 그룹을 운영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이 같은 행위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삼양식품은 김 전 대표의 복귀를 위해 법무부에 취업 승인을 요청, 결정 여부에 따라 임시 주총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로부터 취업 승인을 받으면 예외적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실적이 호조였다. 여기에는 김정수 대표의 역할이 컸다. '불닭 시리즈' 개발 주역이기도 하고 수출에도 큰 역할을 했다"라며 "(김 전 대표의) 취업 승인이 확정되면 경우 임시 주총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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