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세가 고공행진 중인 금값에 대해 전문가들이 당분간 금값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덕인 기자 |
안전자산 수요·세계적 유동화 정책이 '영향'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시세가 수직 상승 중인 금값은 언제까지 오를까. 금융투자업계는 세계적인 유동화 정책에 당분간 금값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됨에 따라 국내 경제가 불안정성을 보이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1년 만에 40%까지 오르면서 한국금거래소 개장이래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3일 한국금거래소와 신한은행 금융고시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금값은 그램당 6만8000원대로 4만8000원대였던 1년 전에 비해 41%까지 올랐다.
경제가 불안하면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에 금 수요가 늘긴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국면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가파른 금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또한 미국의 경기부양책으로 달러가 계속 풀리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19로 인해 '돈 풀기' 정책에 나서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에 돈이 늘면 달러의 가치는 내려간다. 금은 달러 표시 채권의 대체 자산이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금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불어 금은 이자가 없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투자심리가 더욱 높아진다.
이같은 추세에 국제금값 역시 천장을 뚫었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초 온스(금 약 31.1g 또는 8.29돈)당 1700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달 9일에는 온스당 1752.8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등을 겪었던 201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19로 인해 '돈 풀기' 정책에 나서면서 금 상품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뉴시스 |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자산에 있어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환경이 갖춰지면 금값은 계속 상승한다"며 "현재 연준이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으며 ECB(유럽중앙은행)이 순자산매입을 확대하는 기조로, 향후 중앙은행들의 정책 방향이 금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미국 초대형 금융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금 가격이 18개월 내 1온스당 3000달러(한화 37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내놨다.
그러나 금을 팔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금 가격이 요동칠 수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경 금값은 그램당 5만9000원대로 급락했다. 경제악화가 극화되자 현금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관에서 현금확보를 위해 금을 팔아치우는 움직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값이 최근 많이 오른데다 금은 가격 변동성이 높은 상품인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의 추가적인 급락이 발생한다면 금 가격 역시 현금보유 수요로 인해 추가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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