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GS리테일이 1분기 역대급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GS그룹 제공 |
'아픈 손가락' 랄라블라 적자 폭 확대…'허연수 표' 기존점 연계 전략 통할까
[더팩트|이민주 기자] GS리테일이 1분기 역대급 성적을 낸 배경을 두고 회사 대표이사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성과'라는 평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한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른 '반짝 효과'라는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2조1419억 원, 영업이익은 4배(314.7%) 늘어난 888억 원이다.
사업별로 편의점과 온라인몰 부문이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편의점 GS25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신장한 1조6028억 원, 영업이익은 1.5배(51.3%) 늘어난 406억 원이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배경과 관련해 GS리테일 측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쌓아온 사업 포트폴리오 덕에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고 자평했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대를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GS리테일 온라인 장보기 몰 GS프레시 1분기 매출액은 98.7% 높아진 397억 원을 기록했다. 고객 트래픽(이용 객수)도 90.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사업, 부동산 개발사업, 자회사 등이 포함된 공통 및 기타 사업부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적자(191억 원)에서 37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편차가 뚜렷한 계열사별 실적 역시 업계의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허연수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랄라블라의 경우 1분기 적자 폭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더 키웠다.
GS리테일 측은 올해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 이전부터 쌓아온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인 수익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랄라블라 명동점. /명동=이민주 기자 |
랄라블라를 운영하는 H&B(헬스앤뷰티)부문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줄어든 333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9억 원에서 48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한 랄라블라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525억 원이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허만정 LG 공동창업주의 손자인 허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GS그룹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이 됐다. 현(現) GS그룹 허창수 회장과는 사촌 간이다.
허 부회장은 당초 랄라블라를 GS리테일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난 2018년까지 매장을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매장 수는 지난해 168개에서 최근 140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허 부회장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코로나19 효과로 난 실적은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힘든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부진한 사업 부문이 회사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 상위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사태로 급변한 시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온라인 몰이 크게 성장한 게 그 증거"라며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차츰 소비 패턴도 바뀌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안팎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GS리테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측은 "그간 긴 호흡을 통한 우량점 위주의 GS25 출점 전략 등을 펼치며 배달 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에 전력을 기울여왔다"며 "자사는 위기에 강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지속적인 체질 강화를 통해 외부 환경의 영향에도 큰 흔들림이 없는 안정적인 수익 체계를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