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등에서 고가주택의 거래비중이 대폭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청담 자이' /윤정원 기자 |
15억 원 초과 거래 줄고 9억 원~15억 원 이하는 늘어
[더팩트|윤정원 기자] 강남3구와 용산 등을 비롯해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세를 주도한 지역에서 고가주택의 거래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제한과 더불어 보유세 강화, 자금출처 조사 등 연이어 발표된 규제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여와 같은 대체거래도 한몫했다.
20일 직방이 살펴본 지난해와 12·16 부동산 대책 직후인 올해 1분기 서울아파트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고가주택으로 취급되는 15억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서초구가 16.3%포인트(53.8%→37.5%), 용산이 9.4%포인트(32.9%→23.5%) 내리며 큰 감소폭을 보였다. 강남(8.0%포인트↓)과 송파(5.8%포인트↓)도 기타 자치구보다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강남(4.4%포인트↓)을 제외하고는 서초(1.1%포인트↑), 송파(1.2%포인트↑), 용산(2.0%포인트↑) 등에서 모두 증가하며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가격구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곳은 마포·동작·성동·광진 등이었다. 그러나 고가주택에 대한 매수세 감소로 강남3구 및 용산에서 9억 원 초과~15억 원 매물 거래 비중이 높아졌고, 전체 가격구간 가운데 해당 비중이 확대됐다.
강남3구 등의 지역에서 고가주택 거래비중이 감소한 것은 대출규제, 자금출처조사 등 직접적인 규제 영향도 있지만, 증여와 같이 대체거래가 이뤄진 데 따른 여파도 있다.
실제 서울지역 아파트 증여 거래량은 2017년 7408건에서 2018년 1만539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9년에도 1만2514건을 기록했다. 비중으로 보면 전체거래 중 증여의 비율이 2018년 이전에는 2~4% 내외였지만, 2019년에는 9.7%까지 급등했다.
특히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 일대에서 그 모습이 두드러졌다. 증여건수는 2017년 2041건, 2018년 5183건, 2019년 3130건 등이다. 지난 2018년에는 전체 가운데 증여 비중이 17.4%에 달했다.
올해 1월~2월을 살펴봐도 증여의 비율은 전체 거래 중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서울의 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은 8.7%이고, 강남3구의 경우 그 비율이 13.4%에 달한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 랩장은 "미신고분인 증여성 매매거래까지 감안하면 실제비중은 공개된 수치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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