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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면한 조현식·조현범 한국타이어 형제…'오너리스크'는 진행형 왜
입력: 2020.04.18 00:00 / 수정: 2020.04.18 00:00
조현식(왼쪽)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재판에서 각각 집행유예 2년, 4년을 선고받으며 실형을 면했다. /이한림·이동률 기자
조현식(왼쪽)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재판에서 각각 집행유예 2년, 4년을 선고받으며 실형을 면했다. /이한림·이동률 기자

재판부 "반성 의지 참작 집행유예 판결"…경영 환경 악화로 책임론 지속될 전망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비리와 횡령 혐의를 받으며 나란히 법정에 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 오너 형제가 1심에서 모두 실형을 면했다. 재판부는 두 형제의 반성 의지를 참작해 검찰이 선고한 형량보다 낮은 판결을 내렸으나 그간 불거진 '오너리스크' 논란으로 인한 잡음과 악화된 실적에 대한 경영 책임론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모습이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1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들의 1심 공판에 나란히 참석했다. 재판은 15분 만에 종료됐으나 4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리며 재판장 안팎은 북새통을 이뤘다. 재판장 밖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현범 사장과는 달리 조현식 부회장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법원을 오가며 미디어 노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이날 두 오너 형제의 재판은 재계와 업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조현식·조현범 형제가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그간 제기돼 왔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오너리스크가 본격화되며 주주와 투자자들의 강도 높은 비난을 겪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타이어 생산공장에서 매년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생긴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과 하청업체에서 뒷 돈을 챙긴 오너로 인한 '갑질 기업'이라는 논란도 불거져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두 형제에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징역 기간 또한 당초 검찰이 내린 형량보다 모두 1년 씩 줄어든 판결을 내렸다. 검찰에 기소된 후 지속적으로 반성의 의지를 드러내 왔던 두 형제는 1심 공판에서도 두 손을 모은채 굳은 표정으로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답변을 지속했다.

재판부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수억 원을 받아 배임 수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조현범 사장을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과 6억1500만 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같은날 법정에 선 조현범 사장의 친형 조현식 부회장 또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실형을 피했다. 조현식 부회장은 친누가가 미국 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1억1000만 원의 인건비를 지급한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아 왔다.

재판부는 이들 오너 형제의 반성 의지를 참작해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 모두 공소사실을 시인했으나 배임수재와 횡령액을 모두 반환했고 피해자가 선처를 구하는 점, 이들이 죄를 뉘우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 등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업계에서는 그간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나란히 검찰 조사를 받아오며 멈췄던 '경영 시계'가 다시 흘러갈 여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포함한 모든 계열사들의 주주와 투자자들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그간 불안감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도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 오너 형제의 비리 및 횡령 혐의가 실형을 면하는 수준으로 종료됐으나 혐의를 시인한 데 따른 도덕성 논란 등이 향후에도 이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또 두 오너 형제가 법정 이슈에 노출되는 동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실적과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에 부친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후계를 잇는 두 오너 형제의 경영 책임론도 더욱 부각될 여지도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6조88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6% 감소한 5439억 원에 그쳤다. 또 최근 국내 대전과 금산공장(4월 14일~16일), 유럽 헝가리(3월 30일~4월 14일) 및 미국 테네시(3월 30일~4월 20일) 등 해외 공장의 가동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고 조정 차원으로 일시적 중단에 돌입하는 등 경영 환경 악화 요소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두 오너 형제가 실형을 면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오너리스크에 불안감을 보였던 주주와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려면 수익적인 측면에서 경영 능력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들이 돌아올 시기에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가동 중단을 단행했던 공장들이 재가동되더라도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조차 어렵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는 사실상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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