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복귀한 정운호 대표가 수년째 부진에 빠진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처리퍼블릭 제공 |
정운호 대표 "대주주로서 책임 통감 기업 신뢰도 회복 위해 노력"
[더팩트|이진하 기자] 경영 복귀에 성공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1세대 브랜드숍 신화'의 주인공인 정 대표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촉발한 중국발 무역보복 여파를 수습할 겨를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개점 휴무 상태에 빠진 브랜드숍 사업 재건을 공언한 만큼 대대적인 사업재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주주인 정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12월 출소 이후 석 달여 만에 경영 복귀를 공식화한 것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정 대표의 복귀를 서둘러 진행한 데는 수년째 지속하는 부진으로 고사 직전에 놓인 브랜드숍 사업의 위기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5년 2848억 원에 달하던 매출이 2016년과 2017년 각각 2618억 원, 2285억 원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15년부터 추진해 온 기업공개(IPO)도 무산됐다. 2018년 23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중국 무역보복에 에어 올해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면서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정 대표의 구속으로 불거진 '오너리스크'가 장기 부진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같은 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정 대표는 복역 중 불거진 '구명 로비' 사건으로 3년 6개월의 징역형이 추가됐고,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정운호 대표 선임 배경과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위기 상황 및 시장 불확실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책임 경영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들의 뜻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진하 기자 |
그러나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대대적인 사업 재편 등이 불가피한 네이처리퍼블릭으로서는 과거 공격적인 경영으로 호황을 이끌었던 정 대표의 리더십 외에는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정 대표는 지난 2003년 12월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인 '더페이스샵'을 론칭, 창업 2년 만에 연매출 1500억 원을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과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빅3'에 대열에 합류하는 데 성공하는 등 '브랜드숍 신화'를 써 내려갔다.
이후 2009년 LG생활건강에 더패이스샵을 매각하며 수천억 원의 차익을 실현한 정 대표는 201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다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지 6년여 만에 회사를 국내 5위 브랜드숍으로 키워내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
네이처리퍼블릭 측 역시 정 대표의 선임 배경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위기 상황 및 시장 불확실에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책임 경영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복귀로 시장 수요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골자로 한 네이처리퍼블릭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정 대표는 '코로나19 리스크' 대응을 위한 비상경영체제 가동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경영 실천 과제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의 장본인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과오를 씻을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대주주로서의 '책임 경영'을 다짐한 만큼 앞선 경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투자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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