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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외환 위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세종대 김대종 교수 '주장'
입력: 2020.03.18 10:02 / 수정: 2020.03.18 10:02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이동률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이동률 기자

BIS(국제결제은행) "한국 외환보유고 두 배 증액해야"

[더팩트 | 성강현 기자] "외환보유고 8300억 달러 확대와 한미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구 이동이 금지되고 교역이 줄어들면서 한국도 제2의 IMF 외환위기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종대학교(총장 배덕효) 김대종 경영학부 교수가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에 한미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 확대를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대종 교수는 18일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전파력이 1000배나 높다. 무증상자의 전파력이 가장 높기에 판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불러왔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이동을 금지하면서, 수요와 공급 위축에서부터 실물경제 위기, 그리고 금융위기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IMF 외환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19년 8월 한국경영학회와 해외논문 등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2001년 9.11 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 이상으로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어 긴급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추가 확산을 막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아직 치료제가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2의 IMF 외환위기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선 한미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세종대 김대종 교수. 김 교수는 해외학술지와 국내학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고가 부족하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2의 IMF 외환위기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선 한미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세종대 김대종 교수. 김 교수는 해외학술지와 국내학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고가 부족하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실물경제에서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2020년 초부터 3월까지 외국인은 약 12조 원의 한국주식을 매도했다. 3월 17일 환율은 1238원으로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3월 16일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0.7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그리고 전자 등 모든 업종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무역의존도가 75%인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도 3월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2020년 1월 경상수지는 10억 달러에 그쳤다. 한국은 원유 100%를 수입하여, 중국 호주에 수출하는 수출품목 2위 석유화학도 막혔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 수요와 공급을 위축시키면서, 수출 강국인 한국이 가장 취약한 국가가 됐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0%로 낮추고 양적완화(달러공급)를 시작했지만 역부족이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모든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고점 대비 30% 하락했다.

우리나라 국제금융 현황도 심각한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2020년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은 약 34%로, 201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비율이 올라가면서, 일본계 자금 유출을 시작으로 개시되었다. 이후 많은 외국인들이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면서 IMF 위기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란은 지난 3월 12일 IMF에 약 6조 원의 긴급자금 요청을 했다. 전 국민 이동을 금지한 이탈리아는 국가부채 비율이 높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유럽에서 가장 많다.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19년부터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현재 외환 부족 국가는 이탈리아,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파키스탄, 이란 그리고 남아공이다.

김대종 교수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달러 부족, 한일과 한미 통화스와프 거부, 우리나라 단기외채비율 상승, 한국의 높은 무역의존도 75% 그리고 신흥국 국가부도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두 배로 확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정 외환보유고 이론 네가지>

발표기관

내용

적정

외환보유액

발표

시기

IMF

3개월 경상지급액

1,500억 달러

1959

IMF 신 제안

유동외채 30%+ 외국인주식자금 15%+ M2 5% + 상품수출 5%

(100~150%)

6,810억 달러

2013

기도티, 그린스펀

3개월 경상지급액+ 유동외채

4,500억 달러

1999

BIS(국제결제은행)

3개월 경상지급액+ 유동외채+ 외국인주식투자액 1/3 + 거주자 외화예금+ 현지 금융잔액

8,300억 달러

2004

적정외환보유고에 대한 이론은 네가지가 있다. 첫째 IMF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3개월치 경상지급액으로 권한다. 우리나라의 1개월 경상지급액은 약 500억 달러이므로, 3개월은 1,500억 달러이다. 아르헨티나는 IMF 권고대로 외환보유고 652억 달러를 비축했지만, 국가부도를 맞았다. IMF 권고사항을 믿어서는 안 된다. 각 국가는 IMF 권고액 이상으로 충분히 외환보유고를 비축해야 한다.

둘째 IMF가 새로이 제안한 적정 외환보유고는 외국인 주식자금 15% 등을 포함하여 약 6,810억 달러이다. 한국은 IMF 권고액보다 3000억 달러가 부족하다. 셋째 1999년 그린스펀(Greenspan)과 기도티(Guidotti)는 <3개월 경상지급액 + 유동외채(단기외채의 100%와 1년 앞에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를 외환보유고로 제시했다. 2020년 한국 단기외채는 약 1500억 달러이다. 장기채권 가운데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는 정확히 알 수 없기에 통상적으로 단기외채의 200%를 기준으로 한다. 유동외채는 약 3,000억 달러이다. 기도티 기준 적정외환보유고는 4,500억 달러이다.

넷째 2004년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의 권고사항이다. BIS는 <3개월 경상지급액 + 유동외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1/3 +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 (700억 달러) + 현지 금융잔액>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의 주식 시가총액이 2019년 말 약 1,400조 원이다. 이중 약 50%인 700조 원이 외국인 주식투자액이다. BIS가 권고하는 적정외환보유고는 8,300억 달러이다.

2020년 3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4,019억 달러는 BIS 권고액보다 4300억 달러 부족하다. 한국 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은 25%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김대종 교수는 "우리나라는 높은 자본시장 개방성과 유동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쉽게 유출을 할 수 있다. 정부는 2010년 종료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요국 외환보유액과 GDP 비중>

국가명

GDP(억 달러)

외환보유액

(억 달러)

외환보유액/GDP 비중

스위스

7,091

8,501

120%

홍콩

3,603

4,457

124%

대만

6,026

4,791

80%

사우디아라비아

7,698

5,014

65%

러시아

15,764

5,623

36%

한국

16,556

4,097

25%

브라질

19,093

3,594

19%

인도

26,899

4,713

18%

자료: IMF, 각국 중앙은행 홈페이지, 한국은행 (2020.1월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경제규모에 비하여 매우 부족하다. 현재 비축액은 한국 GDP 1.6조 달러의 25%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대만은 외환위기를 전혀 겪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만은 GDP의 약 80%를 외환보유고로 비축했기 때문이다. 국가별 GDP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을 보면 스위스 120%, 홍콩 124%, 사우디아라비아 65%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GDP가 적지만 외환보유고가 많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세계 9위라고 말하지만, 의미가 없는 순위이다. 우리나라 GDP의 절반도 안 되는 스위스, 홍콩, 대만,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외환보유고가 한국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4097억 달러 세계 9위 외환보유고라고 국민을 안심을 시키지만, 실제로는 IMF와 BIS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제조업 강국이면서, 무역의존도가 75%이다. 그러므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1조 달러 이상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일본은 한국이 요청한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을 거부했다. 최근 한일갈등으로 자존심이 상하지만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 또한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우리가 자력으로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제1 방어막인 외환보유고를 1조 달러 이상 비축해야 한다.

중국 위안화와 일본의 엔화는 국제결제에서 인정되는 기축통화(基軸通貨)이기에, 외환위기로부터 안전하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 (수출+수입)/GDP가 75%로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외환보유고가 아주 중요하다.

<한국은행 외화자산 구성> (단위:%)

상품

비중

정부채

36.9

정부기관채

21.0

회사채

14.8

자산유동화채(MBS)

13.1

주식

7.7

예치금

6.5

100.0

▲ 자료: 한국은행 2017년 연차보고서

김 교수는 "2020년 3월 지금까지 1997년 IMF의 위기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고도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충분히 비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운용도 문제이다.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구성을 보면 <국채 36%, 정부기관채 21%, 회사채 14%, 자산유동화채권(MBS) 13%, 주식 7.7%>이다. 회사채와 MBS는 부도 위험이 있는 위험자산이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채권은 매도하고,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하도록 현금과 국채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투자 3대 원리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이다. 외환보유고는 너무나 소중하기에 모기지 채권은 매각하고, 국채와 달러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시급히 한미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BIS 권고대로 외환보유고를 8,300억 달러로 확대해야 한다. 다시는 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 IMF 외환위기를 겪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하자"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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