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서경배 회장(사진)이 최우선 경영 실천과제로 제시한 '변화'와 '혁신'을 토대로 북미 지역 진출 가속화, 전사 차원의 디지털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변화' 강조한 서경배 회장, 아시아 넘어 북미 지역 공략 가속화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디지털화,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올해 최우선 경영 실천과제로 제시한 '변화'와 '혁신'을 토대로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력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대해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북미 지역을 글로벌 사업 핵심 거점으로 낙점하고, 현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보 및 경쟁력을 갖춘 혁신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아시아권에 편중된 글로벌 사업 부문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지난 9일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미국 주요 도시 세포라 매장과 세포라닷컴에 입점한다고 밝혔다. 세포라는 미국 전역에 46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현지 최대 유통 채널로 꼽힌다.
설화수는 이미 지난 1월 온라인 세포라닷컴에 16개 제품을 론칭해 베스트셀러로 구성된 트라이얼 키트, 순행클렌징오일, 탄력크림 등이 조기에 품절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달부터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 31개 세포라 매장을 통해 설화수 대표 제품인 윤조에센스를 중심으로 20여 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일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가 미국 주요 도시 세포라 매장과 세포라닷컴에 입점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지난 2010년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뉴욕을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 백화점에 입점,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설화수의 유통망을 확대해 현지 스킨케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사태로 촉발한 중국의 '한한령' 조치로 화장품 업계 불황이 지속한 데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소비 심리까지 크게 위축되면서 최대 유통 채널로 꼽히는 면세점 업계마저 직격탄을 맞는 등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회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화권에 편중된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북미 지역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차상균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차 교수는 이달 개원한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에도 디지털 채널 강화를 위해 이휘성 미국 IBM 전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빅데이터·AI 전문가로 꼽히는 차상균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이 같은 인사 영입은 전사 차원의 디지털화를 강조한 서경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경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고객을 위한 크고 작은 시도로 변화를 즐기며 혁신해 나가자"라고 강조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고객경험 강화'에 이어 '옴니 디지털 루프 구현'을 핵심 실천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서경배 회장이 추구하는 '디지털화 전략'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유통 채널 다변화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코로나 사태'로 면세점과 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활로가 막힌 상황에서 빅데이터와 디지털 마케팅을 연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옴니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커머스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선도 기업인 라자다그룹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MOU 체결을 기점으로 유통 경쟁력 강화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연구,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물론 북미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여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갈 것"이라며 "온라인 채널 강화는 3년 전부터 서경배 회장이 강조해 온 경영 과제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채널 다변화 전략을 통해 고객들에 더 가깝게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