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보이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018년 7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은행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
순이익 급성장 등 탄탄한 실적으로 연임 청신호…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입김 변수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김광수 회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김광수 회장이 진두지휘한 2년 동안 농협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연임 '합격점'을 받았지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에 거취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회장의 임기는 오는 4월 28일 만료된다. 농협금융은 내부 규정상 회장의 임기 만료 40일 전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시해야 한다.이에 농협금융지주 이사회는 임추위를 3월 중순께 가동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농협금융 회장 임기는 '2+1'년이다. 여기에 김광수 회장은 농협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만큼 실적만 놓고 본다면 연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우세한 시각이다.
실제로 NH농협금융은 김광수 회장 취임 후 당기순이익이 급증했다.
김광수 회장의 취임 첫해인 2018년에 NH농협금융은 당기순이익 1조2189억 원을 거두며 처음으로 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전년도 순이익 8598억 원에 비하면 41.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 3858억 원과 사회공헌비 약 1000억 원을 제외하고도 1조 원 이상을 남겼다.
지난해에도 농협금융은 전년 대비 46%(5607억 원) 증가한 1조779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농업지원사업비(4136억 원) 부담 전 당기순이익은 최초로 2조 원(2조693억 원)을 초과하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김광수 회장은 취임 이후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에 힘썼으며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NH농협생명보험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2018년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해 순이익 401억 원을 거뒀다. 또한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018년보다 31.8% 늘어난 4755억 원으로 집계됐다.
농협금융지주 이사회는 임추위를 3월 중순께 가동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
김광수 회장이 이끌어 온 NH농협금융이 호실적을 보이면서 김광수 회장의 연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대훈 전 행장을 비롯해 김병원 전 중앙회장 체제의 인사들이 대거 물러난 점을 감안하면 김광수 회장의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로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견이 배제될 수는 없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신동규 전 농협금융 회장이 사퇴할 당시 "농협중앙회장의 지나친 경영간섭에 사의를 굳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성희 회장이 취임한 뒤 조소행 홍보상무를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인사부문의 '친정 체제' 구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김광수 회장의 연임은 현재로서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광수 회장의 연임 여부는 내달 중순께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우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이다 보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김광수 회장의 경우 농협금융을 호실적으로 이끌어 왔으며,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라는 특수성도 있기 때문에 연임 가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