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랩스코리아는 "8일부터 국내 쥴스토어 3곳의 영업을 종료하고 유통망 확보를 위해 편의점 및 소매점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으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비용 절감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에 위치했던 쥴스토어 연남지점의 모습. /이한림 기자 |
"유통망 확보 위해 편의점·소매점과 협력중"…부정적 인식 개선 요구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쥴링(Juuling, 전자담배를 피우다)'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담배계의 애플'로 불렸던 미국 전자담배 1위 업체 쥴랩스의 '한국 시장 상륙작전'이 사실상 실패로 끝날 전망이다. 국내 진출 1년도 되지 않아 구조조정에 이어 서울 내 자체 판매점 3곳의 영업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시장 철수는 아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이후 악화된 시장 상황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쥴랩스코리아는 쥴랩스 담배를 자체적으로 판매해 온 서울 강남구의 세로수길점, 서울 종로구의 광화문점, 서울 마포구의 연남동점 등 '쥴스토어' 3곳의 영업을 8일부터 종료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입점했던 쥴스토어 3곳의 운영이 현재 시장 상황에서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구조조정도 돌입한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폐손상 사례가 이어지면서 일부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이후 미국 본사에서도 한 차례 진행됐던 구조조정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쥴랩스는 500명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국내 구조조정은 100명의 직원 가운데 70명 이상을 감축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쥴랩스가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일부 편의점과 소매점 등에서 쥴랩스 담배를 판매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진행해 유통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케빈 번스 쥴랩스 CEO는 직접 한국을 찾아 국내 편의점 업계를 둘러보면서 유통망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체 판매점의 영업을 종료한 쥴랩스코리아가 편의점과 소매점, 마트 등 국내 유통망을 비집고 들어서는 것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3사인 BGF리테일, GS리테일,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검사 발표를 하기 이전부터 쥴랩스 담배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유해성 논란에 따른 정부의 사용 자제 권고가 있던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89.8% 급감했다. 쥴랩스코리아 입장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더팩트 DB |
또한 향후 일부 편의점과 소매점에 쥴랩스코리아의 제품을 발주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소비자의 외면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89.8% 급감했다. 유통망이 줄어든 탓도 있으나 지난해 말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 이후 시장 상황 크게 악화됐다.
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JTI코리아 등 국내에 자리잡고 있는 외산담배업체들이 지난해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이후 일제히 궐련형 전자담배 라인업을 강화하는데 집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의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 개선이 선별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쥴랩스코리아의 담배 판매량은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자담배 1위 업체 쥴랩스의 한국 사업 전략이 사실상 '제로 베이스'로 돌아갔다. 쥴랩스가 액상형 전자담배만을 판매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타사처럼 궐련형이나 일반 담배 판매를 통한 탈출구를 마련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며 "새로운 유통망 확보도 필수적이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선별적으로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